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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녀자 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택시기사 안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지난 2일 충북 청주와 대전, 충남 연기군 일대에서 벌어졌다. 피해자 송모씨의 아버지가 범인이 탄 경찰차를 붙잡고 울부짖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안 씨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들을 태연하게 재연했고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 유족들과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경 대전대덕경찰서 관계자들은 안 씨를 데리고 청주 무심천 살해사건의 피해자 김모(당시 41·여) 씨를 태웠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대형마트 앞에 도착했다.
안 씨는 모자가 달린 남색 패딩점퍼와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호송차에서 내려 자신의 택시로 김 씨를 납치하는 범행 장면을 태연히 재연했다.
용암동에서 시작된 무심천 살해 사건 현장검증은 김 씨 살해장소인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한 초등학교 앞과 현금을 인출한 인근 편의점, 시신을 버린 무심천 등 4곳에서 차례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에서 안 씨는 택시에서 종이테이프로 김 씨의 입을 막고 비닐봉지를 머리에 씌워 숨지게 한 후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고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에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을 담담히 재연했다.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을 재연하던 안 씨는 “이렇게 밀어서 떨어뜨린거냐”는 경찰의 질문에 고개만 끄덕일 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안 씨는 약 2시간에 걸친 무심천 살해사건 현장검증을 마치고 오전 11시 경 충남 연기군으로 이동해 지난 2004년 전모(당시 23·여)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과정을 재연했다.
두번째 현장검증을 마칠 때까지 입을 굳게 다물었던 안 씨는 지난달 26일 마지막으로 살해된 피해자 송모(24·여) 씨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걔가 얼마나 아팠겠어, 비명 안 질렀어?”라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충남 연기군에서 두번째 현장검증을 마친 뒤 이날 오후 마지막으로 살해된 송 씨에 대한 현장검증은 청주시 남문로 모 백화점 앞에서 진행됐다.
안 씨는 송 씨를 태워 대성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살해하고 대전산업단지에 유기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재연했다.
대성동 아파트 인근에서 송 씨를 살해하는 과정을 재연할 때 송 씨의 친오빠와 친구들은 “내 동생을 살려내라”며 울부짖었고 주민들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송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마지막으로 총 8곳에서 약 9시간에 걸쳐 마무리 됐다.
경찰은 빠르면 오는 6일 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안 씨의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2004년 이후 여죄를 재수사하기로 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