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사는 흙먼지를 비롯해서 납, 구리와 같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가 뒤섞여 있다. 황사가 있는 날에는 호흡기 질환이나 결막염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최근 전국에 황사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봄철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황사란 중국 북부, 몽골의 사막지역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모래 폭풍에 의해 날아오는 현상이다.

대부분 3~5월에 많이 발생하며 때로는 상공의 강한 서풍을 타고 한국을 거쳐 일본이나 태평양,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간다.

황사는 흙먼지를 비롯해서 납, 구리와 같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가 뒤섞여 있다. 황사가 있는 날에는 평소 마시는 먼지의 양보다 3배를 넘는 먼지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비염, 결막염, 후두염, 기관지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을 포함한 각종 피부 질환 등이 있다.

소방방재청의 2010년 4월 재난종합상황 분석 및 전망 자료에서 따르면 황사는 지난 1973년 이후 연중 42%(5.3일 가운데 2.2일), 2005년이후 최근 5년 동안은 32%(8.2일 가운데 2.6일)가 4월에 집중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황사발원지인 중국 신장자치구와 네이멍구 등에서 20년 만의 가뭄이 계속되고 몽골사막지대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황사의 빈도가 더 잦고, 강도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청지역에도 지난 20일 오후 추풍령에서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479㎍/㎥에 달하는 등 도내 전역에서 짙은 황사가 관측됐다.

◆천식환자 등 호흡기질환

황사는 흡연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만성 기관지염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호흡기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작은 노인과 영아에게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을 쉽게 발생시키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경우는 폐활량을 떨어뜨려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으며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산소 공급 부족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황사에 노출된 천식환자들은 천식발작이 늘어 응급실 방문과 입원 횟수가 잦아진다. 이런 경우에는 항콜린제제나 크롬몰린제제 등의 흡입제를 사용해 증상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호흡기 환자들은 황사발생에 대비해 응급약물을 항상 지참하는 것이 좋다.

정상인도 예외는 아니다. 황사로 인해 감기나 급성기관지염의 빈도가 늘어나고 폐활량이 감소되는 증상을 보인다.

황사는 입자가 커서 대부분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가래,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코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함으로써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침입을 용이하게 하여 건강한 사람도 후두염과 기관지염에 걸리기 쉽다.

황사철에 흔히 발생하는 또다른 질환으로 후두염이 있다.

후두염에 걸리면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되도록 말을 하지 말고 목구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실내습도를 조절하면서 담배와 같은 자극제 사용을 피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 후두염은 원인을 제거하고 안정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전문의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또한 황사로 인해 심한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 등이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지만 졸리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코점막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황사 대비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황사가 심한 날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 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긴팔 옷과 모자 안경 등을 착용해 황사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분진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로 황사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외출 후 돌아오면 옷을 잘 털고 바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하고 바람이 강하고 맑은 날에는 창문을 닫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해 실내에 들어온 황사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로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황사특보가 발효된 때에는 가정에서는 황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고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 등은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황사가 지나간 뒤에는 실내공기를 환기시켜 주고 황사에 노출돼 오염된 물품은 충분히 세척 후 사용해야 한다. 황사철 감기, 안질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하고 황사 후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청주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박용근 과장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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