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1월 20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강도사건과 무심천 장평교 살인사건이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충청투데이의 단독 보도(1월 21일자 5면)가 경찰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본보 3월 31일자 3면 보도> ▶관련기사 5면
당시 청주흥덕경찰서는 두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도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보여 또 한번 ‘수사력 부재’ 논란이 일고 있다.
부녀자를 연쇄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택시기사 안모(41) 씨의 여죄를 추궁 중인 대전대덕경찰서는 안 씨가 지난 1월 20일 오전 2시 경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에서 탑승한 이모(33·여) 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돈을 빼앗은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이날 청주시 개신동 모 식당 앞에서 직장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이 씨를 태워 주택가 골목에 택시를 주차한 뒤 미리 준비한 종이테이프로 이 씨의 손발을 묶고 협박해 10만원권 수표 1장과 현금 6만 원, 신용카드 등을 빼앗은 혐의다.
당시 이 씨는 카드 비밀번호를 묻는 안 씨에게 "카드는 모두 정지됐고, 산부인과에 갈 돈이 필요해 친구에게 빌리려 가는 길이니 살려달라"고 사정했고, 안 씨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이 씨의 얼굴에 비닐봉투를 씌운 채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모 산부인과 앞에 내려놓고 달아났다.
이날 오전 5시 경 지나가던 택시기사에 의해 발견된 이 씨는 곧바로 인근 지구대를 찾아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청주흥덕서는 범행수법이 지난해 9월 발생한 장평교 사건 등 2건의 살인사건과 유사한 점에 주목,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씨의 탑승지점과 발견지점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보, 분석 작업을 벌이는 한편 이 씨의 손가방에서 채취한 지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이 씨가 탑승한 차량이 택시인지 일반 승용차인지 정확히 구분되지 않은데다 이 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택시기사에 의한 강도사건으로 판단하고 청주지역 택시회사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해 사실상 수사에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장평교 살인사건’에 대한 부실수사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충북경찰이 지난 1월 발생한 강도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도 연관성을 전혀 찾지 못하면서 경찰내부에서조차 허술한 수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수사경찰 간부는 “장평교 살인사건 이후 4개월 만에 발생한 강도사건을 수사하면서도 연관성을 전혀 찾지 못했다는 것은 이유야 어찌됐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면서 “수사과정에서 생긴 모든 문제점을 생각해볼 때 수사력 부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충북지방경찰청 최기영 강력계장은 “강도사건의 경우 택시기사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였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면서 “꼼꼼하게 수사를 하지 않은 부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대덕서는 안 씨가 지난 2005년 2월 18일 충북 청원군 미호천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한 조상묵(당시 48세·여) 씨 실종사건 등 청주지역의 미제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성진·고형석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