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억대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충북도내 모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A(40·6급) 씨의 범행은 도박중독에서 기인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본보 25일자 5면 보도>2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 씨는 수년간 도박으로 진 빚이 5억 원에 이른다. A 씨는 도내 한 지자체 보건소 공무원인 부인 명의로 은행대출을 받아 모두 도박에 탕진했음에도 수년간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피 같은 돈’을 되찾겠다는 욕심에 도박판을 찾아다녔지만 매번 잃는 탓에 A 씨의 도박빚은 산더미처럼 쌓여만 갔다.
급기야 A 씨는 고교 동창 B(39) 씨와 짜고 형광물질로 숫자가 뒷면에 표시된 화투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렌즈를 대구에서 구입한 뒤 사기도박을 벌이기로 결심했다.
재력이 있는 고향친구 3명을 도박판으로 꾀어낸 뒤 모텔과 식당을 돌며 B 씨와 함께 특수제작된 화투와 렌즈를 이용해 범행했다. A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3일까지 11차례에 걸쳐 챙긴 금액은 무려 1억 2000만 원. A 씨는 이 돈을 B 씨와 6대 4로 분배했다.
A 씨의 사기행각은 도박판에서 화투를 챙겨가는 것을 수상히 여긴 피해자들이 사기도박 전문가를 대동해 도박장에 나타나면서 들통났다. 그러나 A 씨는 경찰에서 사기도박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한 철저한 이중생활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부서 회식자리에서 동료 공무원과 승강이를 벌인 뒤 휴직한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가족들에게조차 이 사실을 숨긴 채 사기도박 행각을 벌여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 씨에게 폭행당한 동료 공무원을 불러 피해자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드러나면 폭행혐의도 추가할 계획이다.
경찰은 25일 A 씨 등 2명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사기 수법에 비춰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