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위치한 청주기상대 기상예보관들이 정확한 날씨예보를 위해 기상자료를 찾아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23일은 ‘제60주년 세계기상의 날’이다.

기상의 날을 하루 앞둔 22일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청주기상대 예보실을 찾았다.

◆날씨에 울고 웃는 그들…

22일 오전 10시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위치한 청주기상대 예보실.

2명의 예보관들은 각자 자신들의 책상에 있는 똑같은 크기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 3개를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다.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바뀌는 구름 이동상황과 기상정보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김청식(52) 예보관은 “밥도 예보실에서 시켜먹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간다”고 했다.

예보관들의 근무시간은 일정하지가 않다. 2인 1조로 매일 주·야간 12시간 근무를 한다.

청주기상대의 경우에도 8명의 예보관들이 2인 1조로 나눠 4교대 근무를 선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12시간의 근무가 끝난 뒤에도 예보관들의 마음은 기상대를 떠나지 못한다.

‘내가 한 예보가 빗나가지 않을까’라는 마음 때문이다. 날씨의 변화가 심할 때면 그 불안감은 더 커진다.

기상대 예보관들이 하나같이 담배를 끊지 못하고 신경성 위장병을 달고 사는 이유다.

올 겨울도 유독 폭설 등 기후변화가 심한 탓에 기상대 예보관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날씨변화가 1년 중 가장 심하고 집중호우 등이 겹쳐 재난 우려가 급증하는 여름 또한 예보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다.

김 예보관은 “수능시험을 본 수험생들이 시험결과를 기다리면서 기대를 하고 불안해 하는 것처럼 그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했다.

이런 기상대 예보관들에게도 희열의 순간이 있다. 예보에 대한 불안감이 정답으로 바뀌는 그 순간이다.

김 예보관은 “예보가 맞았을 때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예보도 사람이 하는 일…

예보관들은 신이 아닌 이상 정확한 날씨 예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 시민들은 슈퍼 기상 컴퓨터가 날씨를 예측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슈퍼 컴퓨터는 위성사진, 강수 레이더 수치 등 기상관측 자료만 내놓을 뿐이다.

자료 분석과 날씨 예보는 예보관들의 몫이다. 매일 전국의 기상 예보관들이 영상으로 날씨에 대해 데이터를 보고 의견을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예보관은 “날씨 예보를 슈퍼 컴퓨터가 70%를 한다면 나머지는 예보관들의 노하우로 결정되는 것이고 날씨를 맞힌다는 것은 목욕탕 천장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물방울들이 몇 시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 만큼 어렵다”고 했다.

날씨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김 예보관은 “예보는 갑작스런 한파나 폭설, 집중호우 등과 같은 기상이변때 방재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번의 정확한 예보로 생명과 재산을 지켜낸다면 그 자체로 유익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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