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진천의 한 중국인 숙소에서 발생한 불로 4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인부로 고용한 관련 업체와 행정기관의 관리소홀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밤 11시 16분께 진천읍 교성리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A씨(39) 등 2명이 숨지고 B씨(60) 등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난 주택은 진천군 하수관거 정비공사 인부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곳으로 12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단체숙소라기보다 마치 돼지우리를 연상케할 정도였다.

더구나 이 숙소 인부 12명이 모두 불법체류 중국인들로 밝혀지면서 이들을 고용한 국내 업체들이 비난을 받고 있다.

하수관거 정비공사를 맡은 원청 N사, 하청 E사 등은 싼 임금만을 앞세워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고용했고 또 이러한 외국인 인부들의 숙소마련이나 작업시간외 관리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 E사 관계자는 “일용 노무자들은 아는 사람들을 통해 고용했으며, 숙소는 인부들이 빌렸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후 5시 이후에는 인부들을 통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2명 인부가 3~4개월간 머무르기 위해 월세로 구했던 숙소는 최근 재건축허가가 난 허름한 한식의 목조 건물로 빈집으로 방치됐었고 전기, 수도, 난방 등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업체들의 인부들 관리는 오전 7시~오후 5시까지의 작업시간에만 이뤄졌고 그 외 시간엔 통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을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의 업무 소홀도 지적되고 있다. 공사장을 전전하는 이들 불법 체류 인부들이 진천이 아닌 외지에서 들어와 생활은 하고 있지만, 진천군은 관내 외국인이 일하는 기업체·공장·종업원 수는 물론 국적, 거주지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개별기업·공장 등록시 자료가 전부였고, 정기·주기적인 파악이 이뤄지지 않아 업 데이트(up-date)된 내용은 없었다.

화재 진화 업무를 맡고 있는 진천소방서도 외국인 집단거주 숙소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진천=강영식 기자 like10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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