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 동아리들 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개강한 지역 대학 동아리들은 신학기를 맞아 신입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독서토론회나 연극동아리, 풍물동아리 등 과거 인기가 높았던 동아리들 대부분이 회원 모집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취업과 관련된 면접동아리와 주식동아리, 영어동아리 등은 신입회원 지망자가 넘쳐 별도의 시험을 치러 회원을 선발하는 등 극심한 온도차를 보이고있다.

지난해 단 두 명의 신입회원만이 가입했던 지역 모 대학 독서토론 동아리는 개강 2주가 지나도록 아직까지 한명의 회원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가입을 문의하는 신입생도 전무한 상태다.

수년 전부터 회원 모집난을 겪고 있는 이 동아리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3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는 중간 규모의 동아리였지만 현재는 5명의 회원만이 등록돼 있다.

또 다른 대학 연극동아리 역시 지난해 모집했던 신입단원 5명 모두가 현재는 활동을 하지 않고 이름만 올려놓고 있는 상황이고 올해는 아직까지 신입회원이 한명도 없어 10여년 이상 이어오던 정기 연극 공연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이와함께 신입회원 모집난 속에서도 나름대로 꾸준히 선전하며 명맥을 이어오던 종교 관련 동아리와 봉사 동아리들 역시 최근들어 회원 수 급감을 체감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는 모의면접 동아리와 주식 동아리, 어학 동아리 등 학과 소모임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동아리들은 정식 등록된 동아리보다도 많은 회원들이 활동하며 동아리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관심이 높은 ‘취업’이라는 타이틀과 각종 모의 면접대회나 모의 주식투자대회 등에서 거둔 입상 실적을 내세워 손쉽게 신입회원들을 모집하고 있어 기타 고전적인 동아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각 대학이 강사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취업동아리들은 학과를 불문한 지원자들이 몰려들면서 별도의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는 실정이고 선발되지 못한 학생들은 동아리 ‘재수’까지 해가며 지원하고 있다.

지역 모 대학 동아리연합회장은 “컴퓨터나 미디어 영상 매체가 활성화되면서 학생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커진 데다 취업난이 극심해 지면서 대학 동아리 문화의 판도까지 바뀌고 있다”며 “취업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동아리들만 활성화된다면 다양성이 답보되야 할 대학 문화를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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