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만을 이용한 독특한 피아노 독주회가 대전에서 열린다. 주인공은 25년 경력의 피아니스트 윤선애(58·여) 충남대 음악과 교수.

윤 교수는 자신의 국내활동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 홀에첫 '왼손만을 위한 피아노 독주회'를 개최한다.

섬세하면서도 예리한 음악적 에너지를 피아노로 유감없이 발휘해온 이번 독주회를 기획한 이유는 연주자로서 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치명적인 아픔 때문이다.

윤 교수는 15년 전 오른쪽 손가락의 움직임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것을 감지하고 병원을 찾았지만 명확한 원인을 잡아내지 못했고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서 아직까지 쉽사리 수술을 하지도 못했다.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손끝의 섬세함이 연주의 감성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피아니스트인 윤 교수는 불편한 오른손 때문에 그동안 익혀왔던 운지법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2000년 세계적인 왼손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의 공연을 접한 윤교수는 왼손만을 위한 연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5년간 양손으로만 연주하던 윤 교수에게 왼손 연주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연주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2년 간의 준비 끝에 왼손 만을 이용한 연주곡 5곡을 구성할 수 있었다. 공연을 앞둔 윤 교수는 “평생 피아노와 함께한 연주가로서 왼손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 가슴아프지만 아직 연주하고 싶은 곡들이 너무나 많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제 연주를 통해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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