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전문가들은 청주한정식의 공감대 형성 부진에 대해 불확실한 메뉴의 선택을 이유로 꼽고 있다.

이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청주의 특징을 알리기엔 '한정식'이라는 메뉴가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박호표 청주대 관광경영학부 교수는 '청주한정식' 출범 전부터 "특징이 불확실한 한정식이라는 메뉴를 선택해 사업의 성공성이 50% 미만으로 판단된다"며 "차별화를 위해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 한 가지를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20가지 음식으로 출발했던 메뉴가 현재는 삼겹살, 올갱이(다슬기), 도토리묵, 시래기, 버섯 등을 재료로 한 요리만 포함하면 된다는 식으로 변형된 점도 메뉴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음식업협회 청주시지부 관계자는 "굳이 한정식이라는 메뉴를 고집해야 한다면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한정식이나 해당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산물을 접목시킨 제주한정식 정도는 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사업 계획 당시부터 지적됐던 사항들을 모두 무시하고 '청주한정식'만을 고집하고 있는 청주시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그 배경을 두고 '청주한정식' 개발 사업 자체가 남상우 청주시장의 특별지시로 추진됐기 때문에 단체장의 지나친 독선행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남 시장이 재임에 실패할 경우 사업의 지속추진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이들은 앞서 전임 한대수 전 시장 재임시절에는 '뽕잎쌈밥'을 지역 향토음식으로 개발하려 했으나 남 시장으로 단체장이 바뀌면서 '뽕잎쌈밥' 개발사업은 흐지부지 되고 '청주한정식' 개발사업이 새롭게 추진된 점을 들어 이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결국 자연발생적 성향이 강한 음식문화를 기본 바탕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관주도로만 추진하려했던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것.

한 지역인사는 "민선 단체장 선출 이후 일부 행정이 보편성과 효율성 보다는 단체장 주관에 따라 추진돼 시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현 상태라면 청주한정식도 이와 같은 사례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또 "실효성을 거두기 힘든 사업이라면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음식문화의 특성상 단기간 저변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각계각층의 자문과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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