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중대결심’ 가능성 등으로 여론을 환기했던 청와대가 세종시 문제에 대해 관망하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호흡조절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도 (세종시)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언급해 세종시 문제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이 대통령이 ‘현재 국민투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국민투표에 대해 직접 언급해 정치권에서 세종시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청와대가 정면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공식 논의가 지난 2일 수석비서관 회의 이후 사라졌다.

지난달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박형준 정무수석 등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회 논의를 강조하고 표결까지 강조해 청와대가 수정안 처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반전된 모습이다.

이들은 청와대 내에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의 투톱 역할을 해오고 있지만 3월들어 세종시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3·1절을 앞두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이 대통령 중대결심’ 운운하며 세종시 정면 돌파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여권 내에서조차 역풍이 일면서 이 관계자는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3월 들어 청와대는 외관상으론 ‘한나라당 논의’에 무게를 두면서 국회에 공을 넘긴 상황이지만 내면으론 면밀하게 여론을 주시하는 눈치다.

오히려 국회 논의가 어렵게 될 경우에 대비해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국민투표 이야기까지 나온 마당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손을 놓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가고용 전략회의에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엄청나게 변화가 빠른 시기이기 때문에 한번 흐름에서 뒤지면 다시 따라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도 세종시 문제의 조기 종결을 시사한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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