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어요. 내달 10일 수능 성적표가 나와봐야 배치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보다 현저히 어려워지면서 일선 학교는 물론 학원가도 진학지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점이 당락을 좌우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다시 환원된데다 중위권을 중심으로 동일 점수대 수험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수험생들이 올해 까다롭게 출제된 수리와 외국어영역에서 제시간에 문제를 풀지못해 수험생 스스로 채점한 가채점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는게 입시기관의 반응이다. 일부 입시기관은 중위권의 경우 가채점 점수 폭을 좀더 늘려잡고 진학지도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수능을 못본 학생은 수시에, 잘본 학생은 정시에 도전하라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없는 상황에서 진학지도는 ‘문고리잡기식 상담’에 불과한데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대입배치표(원점수) 역시 입시기관마다 제각각이어서 신뢰하기도 애매모호하다. 대전의 모 입시학원 원장은 “올해는 수능등급제가 아닌 표준점수제가 도입돼 1~2점에 따라 합격 여부가 갈릴 수 있다”며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미리 배치표를 만들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변별력을 갖춘 수능에 수험생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6일부터 각 대학의 수시2-1학기 전형이 실시되고 지난 14일부터 수시2-2학기 모집이 시작되면서 일선 고교와 대형 입시학원에는 수험생들의 진학 상담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자신의 성적 위치를 가늠치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대 전의 고교 3학년 김 모 군은 “친구들끼리 각종 입시자료를 찾아보고 상담도 받고 있지만 제각각이어서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며 “올 정시에서 중위권이 많아지고 눈치작전이 심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수시를 지원해야 할지 진학하고 싶은 대학의 정시에 도전할지 아직 결정도 못했다”고 발을 굴렀다. 대전 입시기관 관계자는 “수능이 변별력을 갖추면서 학생들의 진학 계획이 당초에서 많이 바뀌고 있다”며 “일단 수능을 못봤다면 수시전형에 도전하고 내달 10일 성적 발표 후 자신의 영역별 점수대를 토대로 진학 대학을 선택하는 것도 늦지는 않다”고 조언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