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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서부소방서 1층의 장애인화장실이 1년 넘도록 쓰레기장으로 방치돼 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 ||
방문하는 장애인이 없다는 이유로 음식물쓰레기 등을 쌓아놓은 채 출입문을 아예 폐쇄를 했다.
그런데다 수 차례 걸친 개선요청도 묵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방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취재진이 찾은 청주서부소방서 1층에 위치한 장애인화장실은 그야말로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는 쓰레기가 장기간에 걸쳐 방치된 점을 가늠케했다.
또 화장실 내부는 검은색 봉투들과 각종 박스 등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화장실을 꽉 채울 정도로 쌓여있는 쓰레기 탓에 사람 한 명이 겨우 발을 디딜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 남아있을 뿐이다.
검은색 봉투 몇 개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담배꽁초는 물론 심지어 먹다 버린 음식물까지 뒤엉켜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원업무를 보기위해 소방서를 찾은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반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장애인들이 소방서에 수차례에 걸쳐 개선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애여성은 “얼마 전 소방서를 찾았다 용변을 보려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역겨운 냄새와 각종 쓰레기더미로 이용하지 못했다”면서 “개선요청을 하자 담당직원은 ‘알았다’는 답변만 건성으로 해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장애인화장실 사용자가 거의 없어 쓰레기를 잠시 보관했던 것 뿐이다”라며 “앞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정상적인 장애인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을 했다.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은숙 소장은 “장애인화장실을 쓰레기장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것은 공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사용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자리를 비워놓고 제대로 관리를 하는 것이 인권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