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도 소리 듣지 않으려면 앞장서 투쟁하라.”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 지역 기관·단체장에게 “제발 본분에 맞는 역할을 하라”며 쓴소리를 내뱉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20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대전상공회의소 주최 ‘11월 목요조찬회’에 참석, “수도권 억제 철폐에 대응해 우린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지역인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달라”며 지역 원로로서 강력한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자체와 재계, 학계, 의료계 등의 기관·단체장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조찬회에서 이 회장은 “왜 충청도가 멍청도란 소리를 듣는지 아느냐? 그것은 억울해도 참고 살고, 남의 처분만 기다린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억제 철폐가 문제가 있다면 이를 마음 속에만 담아 두지 말고 외부로 표출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과잉 포화상태에 있는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풀고 열악한 지방을 더욱 황폐화 하려는 것은 꽃몽우리가 터지기도 전에 꽃의 모가지를 자르는 것과 같다. 이번 사태를 비상(非常)하게 생각해 달라”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충남 서북부권의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입주가 예정됐던 공장들이 수도권 쪽으로 등을 돌리는 등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회장은 “도지사, 시장만 떠들어 대선 안 된다. 각 기관·단체장이 지역민을 대변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수도권과 정부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격정적인 심경 토로에 대해 송인섭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따로 따로 움직이지 말고,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기관·단체장이 합심해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에 적극 나서자”며 “협의체를 통해 효율적인 대응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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