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생들을 태우기 위해 길게 늘어선 학원 차량으로 한쪽 차선이 사라졌다. 이 같은 현상이 매일 반복되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사진=이승동 기자dong79@cctoday.co.kr
대전 둔산동 학원가가 밤이면 학원버스들의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 사이 이 일대 도로에는 학원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수십 대의 학원차량이 이중삼중으로 주정차를 하고 있지만 단속기관은 수수방관하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2일 밤 10시경 크로바네거리와 목련네거리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선 학원차량들이 1차선을 점령하고 있었고, 노상주차장 옆에 이면주차까지 해 한 차선의 기능이 상실돼 있었다.

더욱이 학원생을 태우러 온 학부모들의 승용차도 가세, 쏟아져 나오는 학원생들과 차량들이 뒤엉켜 이곳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야간이면 상습정체구역으로 변하고, 운전자들은 불가피하게 차선을 넘어 위험한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다.

또 인근 상가들은 학원차량들이 매장을 가리고 손님들의 임시주차공간을 빼앗아 영업에 지장을 준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나와야 하는 실정이다.

서구와 유성구를 관할하는 대전서부교육청에는 2월 말 현재 1465개 학원이 등록돼 있고, 이 가운데 크로바네거리와 목련네거리가 속한 둔산동에만 251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속과 예방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관할 행정기관인 서구청은 수수방관하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일 서구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불법 주·정차로 단속된 최근의 차량은 지난달 22일이며, 이날도 1건에 불과했다.

매일 밤 사교육에 점령당하는 둔산동 일대를 감안한다면 서구청의 단속 실적은 손을 놓고 있다고 할 정도로 초라한 수준이다.

서구청은 2007년 2월 법원 앞에 불법 주·정차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한 것 외에는 이 지역 불법 주·정차 예방을 위한 안내나 홍보 등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단속요원이 현장에 나가 지도단속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이도 그때 뿐이고 단속요원이 빠지면 불법 주·정차는 다시 극성을 부린다”고 설명하며 “학생들을 생각하면 위험성을 감안해 단속일로로 갈 수도 없어 학원차량을 대상으로 계도와 홍보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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