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전화번호 안내 등 콜센터 상담사들이 상담을 빌미로 한 '언어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

들어줄 수 없는 과다한 요구를 하거나,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욕설을 하는 경우, 아무 이유없이 오랫동안 통화하자고 하는 경우 등 그 유형도 다양하다.

또 '가출한 딸을 찾아 달라', '장가를 보내 달라' 등 황당한 요구도 콜센터 상담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사례.

특히 심야시간에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등 언어를 통한 성폭력이 도를 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콜센터들이 몰려 있는 대전지역 텔레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전화상담 중 발생하는 '언어폭력'의 빈도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화상담 중 빚어지는 '언어폭력'은 인터넷의 악성 댓글처럼 발신처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민원 처리능력을 우선하는 콜센터 업무의 특성상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대부분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담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1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전지역 A콜센터의 경우, 지난해에만 한 명의 상담사가 다섯 번 이상의 '언어폭력'을 경험했을 정도다.

한 상담원은 “특히 심야시간에 음담패설 등 이상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면서 “이 시간 근무하는 상담원 상당수는 재택근무자로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 많은데 이들에게 사회에 대한 불만 등 ‘욕구’를 푸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콜센터의 한 관리자는 "전화 상담이라는 업무의 특성 상 대면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욕설, 협박, 과도한 요구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상담사들이 보고하지 않고 자체 처리한 사례들을 더하면 전화상담 중 이뤄지는 ‘언어폭력’의 빈도는 더욱 높다. 고용창출 등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텔레마케팅 산업이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성숙한 ‘전화예절’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