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 세동2통 마을. 원인모를 이유로 올해 초부터 천둥만 치면 마을에 낙뢰가 내리쳐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마을 사람들이 주장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천둥만 치면 너무 무서워요. 천둥소리와 함께 낙뢰가 떨어지니까 마을주민들이 집안에서 전기코드를 빼 놓고 두려에 떨고 있습니다."
대전시 유성구 세동 마을 2통장 김권태(55) 씨는 TV 기상예보에서 '비가 온다'는 소리만 나오면 마을 주민들에게 낙뢰주의보를 내린다.
세동 2통 마을 7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들이 최근 낙뢰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을 미처 빼지 못한 TV나 컴퓨터, 전화기 등 가정제품은 물론 전기보일러, 가정 변압기 등 전기와 연관된 제품은 낙뢰피해를 피할 수 없다.
실제 지난 14일 마을에 낙뢰가 떨어져 수십여 가구의 전기제품이 피해를 입었다.
주민 정용섭(68) 씨는 "갑자기 '우르릉 쿵'하고 소리가 들리더니 보일러, 가정용 변압기가 녹아버렸다"며 "금방 발견했기에 다행이지 큰 불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주민 이종성 씨는 낙뢰에 맞아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낙뢰피해는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 5월과 7월에도 낙뢰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김은영(46) 씨는 "5월에 처음으로 마을에 낙뢰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그냥 우연한 일이라고 치부했다"며 "하지만
7월과 8월에 접어들면서 낙뢰가 점점 더 잦아지더니 이제는 천둥소리만 들리면 낙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 전체가 낙뢰로 인한 피해를 입자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을 뒤편 야산에 세워진 통신탑이 낙뢰의 원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마을 통장 이 씨는 "55년 평생을 이 동네에서 살았는데 지난해까지 이런 일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통신탑이 세워진 이후 마을에 낙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통신탑 뒤편에 위치한 성언수녀원 관계자도 "천둥소리가 통신탑 방향에서만 들린다"며 "아무래도 통신탑이 번개를 끌어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신탑이 원인 같다는 마을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낙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낙뢰원인이 주민들이 주장하는 통신탑인지는 조사해 봐야 안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실제로 올 들어 강원도, 제주도, 전라도 등 전국적으로 낙뢰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던 낙뢰 피해가 한 마을에 연속적으로 발생해 한전, 통신탑 관계자 등에 긴급점검을
요청했다"며 "정확한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일단 여러 가지 원인들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