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칼로 썰어 먹는다?’

카이스트 인근 ‘플레이 버거’(PLAY BURGER)는 햄버거도 요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곳이다.

특색 있는 수제 버거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은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자’는 생각을 가진 고객의 심리를 충족시킨다.

디자인을 전공한 윤철희(35) 사장은 차별화를 위해 인테리어부터 메뉴개발 및 메뉴판 제작까지 직접 해내며 대형체인점에선 볼 수 없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전의 디자인사무실에서 6년간 일한 그는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개성 넘치는 수제 버거집을 눈여겨 봤다. 창업을 결심한 그는 일년 반 동안 의자와 작은 소품을 사모으고, 로고와 컨셉트를 완성해 지난 2008년 10월 이 가게를 열었다.

20여 명이 앉으면 꽉찰 정도로 크지 않은 규모지만, 입소문으로 유명세를 타며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생길 정도로 맛과 질을 자랑한다.

   

실제로 플레이 버거엔 질 낮은 고기와 빵이 버무러진, 말 그대로 ‘짧은 시간에 배만 채우던’ 햄버거는 없다. 10여 가지의 다양한 햄버거 중 하나를 선택하면, 주문즉시 조리를 시작하므로 10분 이상 기다려야한다.

고기 패티는 기름에 튀기는 조리법을 지양하고, 건강을 위해 그릴에 굽거나 삶아 저칼로리의 햄버거를 만든다. 모든 햄버거엔 야채샐러드와 칠리소스를 얹은 감자, 탄산음료 한 잔이 제공된다. 채소 대부분은 귀농을 한 부모님이 예산에서 직접 농사지어 보내준 것을 쓴다.

10여 종에 이르는 햄버거는 각각 7000~9000원이다. 패스트푸드업체 햄버거보다 두 배가량 비싸지만 비싼 가격만큼 재료가 신선하고, 주문 즉시 조리해 고기 육즙이 풍부해 완벽한 일품요리로 손색없다.

윤 사장은 “플레이 버거에서 햄버거뿐 아니라 문화를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획일화된 체인식 패스트푸드점에 싫증난 이들에게 햄버거도 예술작품처럼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걸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042-383-7338

글·사진=권도연 기자

영상=최보미 영상인턴기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