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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며, 절반정도가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그밖에도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휴먼메타뉴모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해서도 발생된다.
모세기관지염은 드물지 않은 병이다. 2세 이하의 아이들에게서 흔한데, 특히 생후 3~6개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된다. 첫 돌이 될 때까지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RSV에 노출될 정도.
아이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좁은 곳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는 경우, 모유수유를 받지 못한 경우, 미숙아로 출생된 경우엔 모세기관지염 발생 가능성이 높다. 요즘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놀이방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미숙아들의 생존율도 높아지면서 더욱 많이 발생되고 있다.
감염경로는 감기와 같다. 침이나 코에서 나온 분비물에 직접 접촉을 하거나 공기 중 침방울을 통해서 감염된다. 주로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옮는다. 만 2세 이상 아이들은 잘 걸리지 않는다. 감염되면 기도의 벽이 붓고, 점액이나 세포 탈락물이 축적되어 세기관지가 막혀 아이들을 상당기간 괴롭힌다.
처음에는 가벼운 상기도염처럼 시작되어 2~3일간 지속된다. 이때 콧물과 미열이 있을 수 있다. 이후 2일간 혹은 3일 이상 천명과 탁한 천명성 기침(기침할 때 쌕쌕거리는)을 보이며, 심한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이렇게 기침과 호흡곤란이 시작된 후 처음 48~72시간 동안 증상이 가장 심하다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어 수일 내에 완전히 회복된다.
좁아진 세기관지로 숨쉬기 힘들어 환자는 코를 벌렁거리고 갈비뼈 사이가 움푹움푹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젖먹이들은 호흡 횟수가 증가할 수 있고, 보채거나 무서움에 떠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행되면서 몸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오기도 하는데, 이때는 응급상황이다.
◆여러 증상들
청색증, 기침, 천명, 잡음(크래클링 혹은 라음), 짧은(밭은)호흡, 숨쉬기 어려움, 고열, 숨쉴 때 마다 갈비뼈 사이가 움푹 움푹 들어감, 영아에서 코를 벌렁거림, 빈호흡(빠른 호흡), 호흡이 빨라져 우유먹이기 어려워짐(수유곤란) 등이 있다.
환자들은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동맥혈가스 검사 등)를 기본적으로 실시한다. 또 흉부방사선검사, 코나 목구멍 안쪽에서 상피세포가 묻어 있는 체액을 빨아내거나, 문질러내어 원인 바이러스를 찾는 검사도 실시한다.
간혹 별다른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다음과 같은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즉 산소공급을 하고, 안정을 취하며, 가습기를 틀어주고, 잘 못 먹는 경우엔 수액을 공급한다.
◆집에서 해야 할 일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침실엔 찬 공기가 나오는 가습기를 틀어둔다. 기침을 다소 심하게 하고 호흡곤란이 있으면 욕실에서 뜨거운 물을 틀어놓아 김이 서리게 하고, 아이와 함께 있으면 도움이 된다. 열이 있으면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멕시부펜 등의 해열제를 먹이고, 아스피린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럴 땐 즉시 병원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엔 지체 없이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현명하다. 또 아이가 토하면서 음료조차 마시지 못하거나, 분당 40회 이상 매우 빠르게 호흡할 때, 입술주위나 손톱주위에 청색증을 보일 때, 갈비뼈 사이가 움푹움푹 들어가는 것이 보이거나 앉아서만 호흡이 가능할 때, 심장질환 과거력이 있거나 미숙아(37주 이전에 미리 출생)로 태어났을 때 등의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의사는 탈수 증상이 있는지 관찰하고, 충분히 산소공급을 받고 있는지 살피며, 폐렴이 있는지도 검사한다. 호흡곤란이 있으면 입원시켜 산소를 공급하고, 탈수가 있으면 정맥 내 주사로 수액을 공급한다. 호흡기치료(네뷸라이저)를 통해 기관지 확장제와 스테로이드를 흡입시키고, 중증인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대개 증상은 일주일 이내에 호전된다. 호흡곤란은 보통은 3일째에 호전된다. 그러나 호흡기 구조가 미숙한 백일이전의 젖먹이나 기도의 선천기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 면역결핍증, 기관지 폐 이형성증 같은 만성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등에는 쉽게 낫지 않고 상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치료 후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천식과 같은 기관지 과민성 질환이 생길 수 있으며, 호흡 부전증도 올 수 있고, 폐렴 등 이차 감염도 올 수 있다.
모세기관지염은 울혈성 심부전증, 기관내 이물, 백일해, 유기인 중독, 낭성 섬유증, 폐쇄 폐기종을 동반하는 세균폐렴 등과 증상이 비슷해 반드시 전문의사의 감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모세기관지염은 쉽게 예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주위에 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위에 젖먹이가 있을 때는 세심하게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해 아이에게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아이를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고, 환자를 만진 뒤에도 손을 씻어 다른 아이로 감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상기도 감염에 걸린 가족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모세기관지염에 걸렸다면 기침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집에서 격리해야 한다.
최근 RSV 예방접종이 가능해졌다. RSV 감염에 의해 중증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젖먹이들에게 사용한다. 예방주사 접종 여부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에게 문의하면 된다.
<도움말=박준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