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난과 자금난으로 벼랑 끝에 선 지역 건설업계가 ‘대주단(은행권이 결성한 채권단) 가입’이라는 형식을 빌린 구조조정 칼바람에 초긴장 상태다.

금융권이 통보한 ‘대주단 자율협약 일괄가입’ 1차 마감 시한인 17일까지 가입한 건설사가 없어 일단 가입시한이 연장됐지만,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대주단 자체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대주단 가입은 살릴 곳과 퇴출될 곳을 가늠짓는 조치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주단에 가입할 경우 부실기업을 자인하는 결과를 낳고, 가입을 거부당할 경우엔 퇴출되기 십상이어서 해당 업체는 물론 지역 협력업체들의 입찰제한, 은행권의 자금지원 중단 등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정부가 시공능력 순위 100위권 건설업체들을 한꺼번에 대주단 자율협약에 가입시키는 방안이 나온 후 대주단 가입 가능성이 거론된 일부 지역 업체의 경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 관계자는 “업체에서 대주단 협약 가입에 따른 만기대출 연장이나 신규대출 등의 지원보다는 시장에 가입 신청 소문이 날 경우 이미지 타격이 크다고 판단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능력 순위 100위권 건설업체 중 대전·충남지역에서는 경남기업(17위), 계룡건설(21위), 범양건영㈜(70위), 동일토건(71위), 우남건설(73위), 금성백조주택(87위) 등이 해당된다. 아울러 지역 건설업계 사이에선 대주단 가입이 대외 평판 악화, 은행의 경영 간섭이 우려된다고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지역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은행권 채무가 극히 미미해 신경쓰지 않는다”며 “대주단 가입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성격보다는 건설업체 수 줄이기에 맟춰져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와 금융업계는 대주단 가입을 종용했지만 업체들이 움직이지 않아 가입기한과 대상 제한을 허물다시피했다.

정부와 은행연합회는 가입시한을 17일까지에서 대주단이 운영되는 오는 2010년 2월까지로 연장하고 신청대상도 100대 건설사에서 모든 건설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대주단이란 건설사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일으킬 때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서면 그 보증에 따라 공사에 필요한 대금을 여러 금융사가 제공(대출)한다. 이 때 대금을 대출하는 금융사를 보통 대주라 하고 그 금융사들이 복수일 때 대주단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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