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에서 유일한 여성지구대장 똑순이 여경 안병연 사창지구대장이 4일 본보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충북 청주권에서 가장 넓은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곳은 청주흥덕경찰서 사창지구대다.

관할 면적으로만 봐도 7.5㎢에 이르고 인구 8만여 명, 세대 수 3만 3152세대, 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인구 1553명.

충북대학교와 충북대병원, 사창사거리, 문화예술회관 등 학교와 공공기관, 상가 등이 밀집해 있고 치안수요로만 따져도 충북에서 가장 일이 많은 지구대임은 틀림없다.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는 이 곳에 지난 2일 청주에서 유일한 여성지구대장이 부임했다. ‘야전사령관’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청주흥덕경찰서 안병연(49·경감) 사창지구대장.

“걱정을 많이 했어요. 워낙 크고 작은 사건이 많은 곳이라서… 최고의 여경간부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잘해낼 것이에요.”

안 대장과 지구대와의 인연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일반공채로 경찰에 발을 디딘 그는 승진시험을 통해 ‘충북 1등’으로 경장, 경사 계급장을 달만큼 ‘똑순이’ 여경으로 정평이 나있다.

1997년 경위로 승진한 그는 2000년 금천파출소장으로 부임했다.

충북에서는 최초의 여성파출소장이 탄생해 경찰 안팎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후 2004년 남이지구대장, 송정지구대장, 2006년 가덕지구대장, 2008년 내덕지구대장 등 금녀(禁女)지대로 인식된 지구대의 수장을 줄곧 맡으면서 ‘야전사령관’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지구대는 주민들과 가장 밀접해 있기 때문에 경찰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이제껏 지구대장을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항상 주민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미소를 잃지 말 것을 강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에요.”

안 대장은 내덕지구대장 시절 ‘내덕동 발바리’로 불렸던 연쇄 성폭행범을 검거한 것을 6년의 지구대장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당시 내덕동과 우암동 일대에서는 원룸에 사는 20대 여대생들이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안 대장은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잠복근무와 목검문 등을 실시하고 인근 청주대에서 성폭행 범죄 예방 특강을 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4개월 만에 결국 범인은 잡혔지만 당시 정말 힘들었던 것은 청주대에서 특강을 마친 날 새벽에도 범죄가 났던 것이었어요. 범인이 ‘나를 놀리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관할 구역 지구대장으로서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감에 피해자들에게 미안했죠.”

지구대를 지역 안에 또다른 ‘작은 경찰서’라고 말하는 안 대장은 전국에서 가장 따뜻한 경관들이 근무하는 사창지구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경찰서말고 지구대에 찾아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어려운 사람이 많아요. 경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과 아픔을 전부다 감싸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랑의 지구대’를 만들고 싶어요.”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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