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뇌 모습.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성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인 치매 환자가 급증해 사회문제로까지 비약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끄러운 정신병’이나 ‘노인네가 고령으로 망령이 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인생의 황혼기에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올바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매는 ‘마음에서 벗어난’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

치매(dementia)는 '마음에서 벗어난(de+mentia)'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한자로는 '정상적인 정신(精神)을 잃어버린 상태(狀態)'로 정의한다. 태어날 때부터 지적능력이 모자라는 경우를 정신지체라고 한다면 치매는 정상적인 지적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인 원인 때문에 뇌기능이 손상돼 기억력과 이해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같은 인지기능에 다발성 장애가 생긴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직업생활 등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키며 이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건망증과는 다른 질병의 개념이다.

◆치매의 원인은 60가지가 넘어

과거에는 치매를 발병연령에 따라 65세 이전에 생기는 '초로성 치매'와 65세 이후에 생기는 '노인성치매'로 분류했으나 현재는 완치 또는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퇴행성 치매’와 다른 원인 때문에 치매가 생겨서 원인질환을 치료 또는 교정할 경우 증상이 호전되는 ‘이차성(가역성) 치매’로 나눈다. 치매의 원인은 약 60여 가지로 알려져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혈관, 특정 뇌질환, 전신질환에 따른 치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퇴행성 뇌질환으로 분류돼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에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에 의해 노인반이 생기거나 신경섬유농축체가 세포 안에 생겨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혈관치매는 뇌졸중으로 인해 뇌가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전체 치매환자 중에서 20~25%를 차지하며 65세 이상 인구 1000명 당 52명의 빈도로 생긴다. 특정 뇌질환과 전신질환에 의한 치매는 파킨슨병과 수두증, 두부외상, 뇌종양 등에 의해 발생한다. 전신질환으로는 빈혈과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갑상선 기능이상, 매독, 알코올중독, 영양결핍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생길 수 있다.

◆치매의 증상은

기억력 감퇴는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모든 치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초기에는 물건 둔 곳이 생각나지 않거나 전화번호나 사람이름을 잊어버리는 등 건망증과 구분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다가 점차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사라지게 된다. 같은 말이나 질문을 반복하거나 방문한 사람와 장소 등을 잊어버리고도 본인은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노인성 건망증'은 대개 사소한 일에 국한돼 개인의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주는 일은 없다. 또 집중하거나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치매에서 나타나는 기억장애와 다른 점이다. 환자가 기억이 상실되면 주위 사람들과 대화나 토론에 참여할 수 없게 돼 매사 흥미를 잃게 되며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직장생활을 계속하기 어렵게 된다.

방향감각 이상으로 환자가 길을 잃거나 집 안에서 안방이나 화장실을 찾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언어장애도 기억력 감퇴처럼 치매 초기부터 필요한 단어나 이름을 정확하게 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는 단어나 이름을 잘못 말하거나 둘러 말하거나 단어 자체를 설명하는 경향을 보인다.

근력이나 감각기능이 정상이지만 실행능력 장애로 인해 늘 하던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전화 거는 법을 모르거나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판단력 장애로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거나 엉뚱한 곳에 지출을 하는 등 돈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상행동 및 성격변화로 인해 가족이 환자를 병원이나 요양소에 맡기게 되는 경우도 많다. 망상이난 환각으로 인해 의심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는

치매환자의 진단은 환자의 발생양상과 경과, 치매 가족력 등을 확인하고 감각이상과 실어증 등 국소신경학적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또 뇌에서 수행하는 기억력과 집중력, 방향감각, 언어능력 등을 평가해 치매의 종류를 구분하고 진행속도 및 치료에 대한 반응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한다.

이를 토대로 약물치료 등을 하게 되며 치료제는 증상의 호전과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우울증이나 문제행동이 동반되는 경우 우울증 치료제나 항정신병약물을 처방할 수 있다.

치매환자는 스스로 병이 있다는 인식이 부족해 건강관리와 약물복용이 소홀해지기 쉽다. 충분한 단백질과 열량을 섭취하게 하고 등푸른 생선과 신선한 과일, 야채 섭취가 필요하다.

걷기나 체조 등 스트레칭이 좋고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특히 환자의 심리상태가 정신기능에 많은 영향을 미쳐 안정된 심리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사랑과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도록 간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남대병원 신경과 이애영 교수는 “치매 환자는 다른 병이 생겨도 제대로 증상을 호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간호와 정기적인 진찰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도움말 = 이애영 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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