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새로운 금리 산정체계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이 시행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사람 모두 새로운 금리 체계가 적용되는 대출제도에 관심이 크다.

특히 최근들어 이자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새 대출제도와 기존 대출 중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은 더욱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새로운 대출제도의 적용은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기준으로 각 은행들이 예대율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적용해 산정됐다.

그러나 금융권은 CD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CD가 은행의 자금조달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COFIX(Cost of Funds Index·코픽스)는 시중은행이 예·적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취합해 기준금리를 산정하게 된다.

조달금리 대상 항목으로는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 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 등이다.

그러나 금리가 최저 0.1%에 불과한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항목에서 제외된 만큼 실제 금리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농협중앙회, 하나, 국민, 신한, 우리, 기업, 외환, 씨티, SC제일 등 9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으로 결정해 매월 15일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여기에서 코픽스는 은행의 월말 자금잔액을 기준으로 하는 잔액기준 방식과 한 달 동안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신규취급액기준의 두 가지 방식이 적용된다.

각 은행은 이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조달 비용과 마진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붙여 실제 대출금리를 정한다.

◆기존 대출과 새 대출 중 지금 유리한 것은

코픽스와 연동된 기준금리는 CD금리보다 변동성이 작다.

때문에 금융권은 새 주택담보대출 체계가 시장 금리에 덜 민감한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금리가 내릴 때는 시장 상황을 바로 반영하는 CD금리 연동 대출이 더 유리하다는 것.

만약 현재 기존의 체계로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는 기준금리인 CD금리 2.88%에 3%포인트 내외의 가산금리가 붙어 산출된다.

반면 새 체계인 코픽스를 적용받게 될 경우 기준금리는 3% 후반에서 4% 초반대가 되고, 여기에 낮아진 가산금리가 적용해 기존 주택담보대출 수준으로 맞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새 기준금리를 산정하는 코픽스의 변동성이다.

이날 현재 코픽스와 밀접한 1년 물 은행채 금리가 3.82%인 점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저축성수신금리 등에 미뤄 볼 때 코픽스 금리도 3% 중·후반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금리 변동 주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로 운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개월 주기로 적용되는 CD금리보다 변동성이 적다.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제도가 이자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구 제도나 신 제도 모두 기준금리에 조정 가능한 가산금리를 붙이기 때문에 실제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최근 가산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금리 부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 이전에 CD금리에 연동된 기존 대출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출 갈아타기, 득인가 해인가

기존 대출자들도 새 대출제도 시행에 따라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말 이전에 대출 받았던 사람은 당시 가산금리가 비교적 낮았던 점을 감안해 갈아타기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대폭 올린 2009년 이후 대출자들은 새로운 대출제도로의 전환이 유리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코픽스연동 대출 시작 이후 6개월 간 중도상환 수수료 등 대출 갈아타기에서 부담으로 작용하던 부대비용을 면제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코픽스와 연계한 새 대출제도가 기존보다 금리 변동성이 덜하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이 예측되는 현재는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 하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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