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화마와 맞서는 대전 남부소방서 소방대원들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출동지령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식사 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주간·야간·비번으로 3교대를 하는 이들은 근무 중엔 거의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숟가락을 막 뜨려는 순간이라 해도 출동벨이 울리면 후다닥 개인장비를 챙겨 화재진압차량에 올라야 한다.

현장에 도착한 후에도 많은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비번일 땐 다르다. 각자 취향에 맞는 단골집을 찾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다.

   

황준윤 부센터장이 즐겨찾는 곳은 13년 전 중구 문창시장 인근에 문을 연 ‘솔잎식당’(042-252-5063)이다. 이곳에 가면 옻닭이나 영양탕을 주문하는데, 좋은 재료를 써 정성껏 음식을 해줘 원기회복에 그만이다.

2년차 현장진압대원으로 여성인 안주선 소방사의 단골집 역시 솔잎식당이다. 안 소방사는 “119구급 차량의 구급 대원인 동료 양진철 소방사의 어머니가 하는 식당”이라고 귀뜸하며 “소방관들이 가면 ‘일도 힘든데 든든하게 잘 먹어야 한다’며 각자 주문한 요리며 밑반찬까지 정성껏 챙겨주신다”고 칭찬했다.

음식 솜씨 좋은 어머니를 둔 양진철 소방사가 좋아하는 곳은 동구 인동의 ‘광천순대’(042-283-8419)다. 순대국밥과 족발도 맛있지만, 주로 곱창전골을 시킨다. 잡냄새 없는 구수한 맛이 한끼 식사로 손색 없고, 값도 저렴해 부담이 없다.

   

소방훈련현장을 지휘하는 김형순 소방교는 고향인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대둔산 양촌한우타운’(041-741-0838)에 자주 간다. 육질 좋은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팔아 회식에도 그만이다.

술을 마신 후 속풀이로 즐겨 찾는 남부소방서 인근 명소는 ‘홍능식당’(042-582-2217)이다. 이한철·이민석 소방사는 이곳에서 담백한 북어해장국으로 속을 달랜다.

조재준 소방사가 자주 가는 곳은 복수동 천변의 중식당 ‘객잔’(042-584-8700)이다. 그는 짬뽕을 즐겨 먹는데, 담백하고 조미료 맛이 덜나서 좋아한다.

   

화재진압대원 정상용 소방교의 단골집은 경치 좋고 숯불갈비 맛있기로 이름난 유성 ‘방동가든’(042-544-3000)이다. 방동저수지 주변 풍경이 멋져 화창한 날엔 나들이 삼아 찾는다. 봄이나 가을엔 저수지를 보며 야외에서 먹는 것도 운치 있다.

이병창 소방교는 잘 가는 맛집으로 오류동 음식특화거리 안에 있는 ‘항아리보쌈’(042-537-4004)을 꼽았다.

겨울철엔 일반 보쌈과 굴 보쌈 두 종류를 파는데, 투박해 보이는 항아리 뚜껑에 푸짐하게 담아줘 식욕을 자극한다. 수육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며, 보쌈을 먹고 막국수로 입가심을 해도 좋다.

글=권도연·사진=우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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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남부소방서 119안전센터는>

보통 소방관하면 치솟는 화염 속 화재현장에서 불을 끄는 모습만 떠올리게 되지만, 교통사고나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일을 하거나 화재 예방지도를 하는 소방관도 있다. 2006년 1월 1일 서구 복수동에 문을 연 대전 남부소방서엔 현장지휘·소방행정·예방대응과 등이 있다.

소방서 1층엔 화재나 물난리, 추락·교통사고 등 각종 재난 현장에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의 ‘특수부대’ 119안전센터가 자리한다.

총 24명 가량이 3개부로 나눠 3교대로 일하는데, 위험하고도 긴박한 환경 속에서 활동하므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 남성 못지 않게 제몫을 톡톡히 해내는 여성대원 두 명도 근무 중이다.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임신재 소방위는 “소방관이란 직업이 힘든만큼 동료에게 서로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권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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