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추진계획이 자족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의 경제도시로 선회한 것과 관련해 찬·반 양론이 극명히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업기반 도시의 자족능력이 행정기반 도시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8일 국토해양부 분석자료에 따르면 포항·광양·거제·아산·파주 등 기업도시군의 연평균 인구성장률(95~08년)은 2.3%로 청주를 포함한 과천·춘천·전주 등 행정도시군(0.8%) 보다 2.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분문도 기업도시군의 1인당 소득세할 주민세 연평균 증가율(95~07년)은 16.8%인 반면 행정도시군은 8.1%로 2.1배의 차이를 보였다.

재정 부문도 마찬가지로 기업도시군의 재정력지수 연평균 증가율(95~08년)은 2.6% 상승했으나 행정도시군은 3.9% 하락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번 통계자료를 통해 기업유치가 행정기관 입주보다 지역발전에 훨씬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청사가 들어선 과천과 대전의 경우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지역발전 효과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지난 1978년 9월 '과천신도시 개발사업'에 따라 행정기능 분담과 과밀화된 서울 도심인구 분산 목적으로 건설된 정부제2종합청사 인근의 경우 주거지역 말고는 제대로 된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인구증가도 27년간 3만 명에 불과하고, 지역을 대표할 만한 사업체도 없는데다 서비스나 관광산업이 발달한 것도 아니어서 자족도시의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998년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청 단위 기관이 이전한 대전도 정부청사 주변 상권이 발전한 것 말고는 특별히 체감할 수 있는 지역발전 파급효과가 미약해 '대전 속의 외딴 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대표 기업기반 도시인 아산 탕정의 경우 삼성 LCD단지 입주 후 6년간 인구는 약 4만 8000명이 증가했으며, 2004년 1296개이던 기업체도 지난해말 1727개로 431개나 늘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연간 소비하는 돈도 4000억 원에 달하며, 삼성이 내는 지방세(08년 기준 295억 원 상당)는 아산시 세수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LG LCD 클러스터가 입주해 있는 파주 또한 2004년 이후 제조업체는 450여 개, 도소매업 등 유통업체는 550여 개,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체는 270여 개가 증가했다.

특히 인구는 2003년 24만 4000명에서 2008년 현재 31만 9395명으로 5년새 5만 5000여 명이 늘었으며, 재정자립도도 2005년 40.7%에서 2009년 53.6%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경제특별도를 표방한 충북도나 테크노폴리스를 필두로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청주시도 기업유치가 미치는 지역발전 효과가 얼마나 지대한 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동철 충북대 총장도 "세종시에 기업이 많이 들어오면 좋다"며 "수정안에 대해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이 유치되면 학생들의 고용창출 면에서는 좋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행정기관 유치의 장점에 대해선 깨끗한 도시 이미지 형성과 안정된 치안, 교육수준의 향상 등을 꼽고 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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