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학과 이름표를 바꾸는 전과(轉科)와 ‘스펙’ 쌓기에 유리한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19일 대전지역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본래 전공 외에 취업에 유리한 인기학과 전공을 추가 이수하거나 다른 학과로 학적을 옮기는 학생들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심화된 취업난에 따른 것으로 단시일내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대의 경우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 기준 복수전공 및 부전공자가 2009년 216명에서 2010년 250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고 다른 학과로 아예 학적을 바꾼 학생도 100명에 육박했다. 지난 2007년 복수전공 및 부전공 신청자가 167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학과별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사회복지학과와 경영학과의 복수전공 신청이 많았으며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군사학과와 경찰학 전공, 중등특수학과도 인기가 높았다.

건양대는 2007년 70명에 불과했던 복수전공자가 2008년 118명으로 증가한 뒤 2009년에는 138명으로 급증해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고 학과를 이동한 전과자 역시 매년 100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학은 취업에 유리한 영문학과 일문학과 등 외국어계열 학과가 강세를 보였으며 사회복지학과와 경찰행정학과, 운동처방학과, 관광학과 등의 전과 및 복수전공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배재대의 역시 지난 2007년 511명이던 복수전공자가 2008년 602명으로 증가한 후 2009년에는 736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학과별로는 영어영문학과와 중국통상학과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경영학과와 호텔·컨벤션경영학과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목원대의 경우 2008년 265명이던 전과자는 2009년 222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복수전공자가 2008년 162명에서 2009년 523명으로 세 배 가까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 대학 역시 취업에 유리한 경영학과와 영문학과 선호도가 높았으며 금융보험부동산학과와 광고홍보언론학과, 사회복지학과, 경찰법학과의 인기가 이어졌다.

또한 8학기 이내에 2개 이상 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 다전공 제도가 활성화된 한남대의 경우는 지난 2005년 539명이던 신청자가 2006년 663명, 2007년 673명으로 증가했다가 2008년 581명으로 주춤했지만 2009년 다시 710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관계자는 “전문직종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실무형 학과로의 전과와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수월한 외국어계열 복수전공 선호도가 최근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취업난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지만 특정 학과에 학생이 쏠릴 경우 얘기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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