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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한국원자력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의 중성자 산란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
올 들어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컨소시움이 요르단에 사상 첫 연구용 원자로 수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한전 컨소시움은 아랍에미리트에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용 원전 수출을 이뤘다.
이는 50년 전 불모지에서 시작한 한국 원자력이 그 동안 수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 이뤄낸 결실이다.
올해의 연이은 원자력 수출 낭보는 앞으로 확대될 한국 원자력의 세계 진출을 알리는 전주곡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수출산업화는 대용 상용원전과 연구용 원자로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중소형 원자로까지 3개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연구용 원자로의 미래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는 발전용이 아닌 물리, 화학, 생물, 의학 등 순수 연구에서 특정 정보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로다.
이번에 원자력연이 수출하는 연구로 시장을 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는 660여 기의 연구로가 건설됐고, 이 가운데 240기 정도가 운전 중이다. 이 중 80%는 건설 된지 20년 이상 지났고, 30년 이상 된 연구로도 65%나 되기 때문에 노후화에 따른 점진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원자력연은 이번 요르단 연구로 수출로 세계 연구로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했다. 실제 요르단 수주를 신호탄으로 최근 아제르바이잔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아제르바이잔 연구로 건설 참여 기반을 구축했다. 또 새 연구로 건설을 추진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원자력연에 입찰제안서(RFP)를 보내오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베트남과도 연구로 건설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자력연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 중소형원자로 시장에서도 선두
원자력연은 지난 97년부터 중소형원자로인 SMART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형 상용 원전이나 연구로가 기존의 원자로를 개량하는 것이라면 SMART는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원전을 개발해서 수출하는 것이다.
SMART는 일체형(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이라는 뜻을 가진 것으로, 330MWt급 SMART 1기는 인구 10만 명의 도시에 물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때문에 소형 전력망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이나 분산형 전원 개발 국가에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SMART는 연구 중간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내년 말까지 기술검증 및 표준설계인가 획득하는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SMART는 고유가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원자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잠재적 수요국과 민간업체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연의 SMART가 세계에서 개발 중인 중소형원자로 가운데 러시아의 KLT-40S 다음으로 개발 정도가 가장 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IAEA는 중소형원전을 도입하려는 국가에게 SMART를 적극 소개하고 있어, 안전성이나 효율 측면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은 SMART의 상용화 성공시, 향후 50년간 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의 약 1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