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와 신년회 등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 매년 특별단속 기간을 정해 음주운전자 적발에 열을 올리던 경찰의 음주단속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왜일까.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를 ‘09년도 연말연시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음주단속을 벌인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의 예고대로라면 술자리가 잦은 요즘 경찰이 음주운전자들의 ‘저승사자’ 노릇을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늦은 저녁시간이나 새벽시간 도로를 막고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경찰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특별단속 기간내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취소 606명에 정지 672명 등 총 1278명으로 지난 2008~2009년 연초의 취소 828명, 정지 1027명 등 총 1855명과 비교해 감소했다.

음주단속 횟수가 줄면서 단속 건수도 줄어든 것이다.

올해 단속기간이 아직 남아있지만 경찰은 지난 단속기간과 비교해 적발 운전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경찰이 음주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한파와 폭설 때문이다.

수은주가 영하 5도 이상으로 떨어지면 음주측정기 오작동 가능성이 커 한파 중에는 경찰이 음주단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

실제 충북지역은 지난해 말 경부터 한파가 시작돼 지난 6일에는 제천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5.9도, 충주가 영하 21.4도, 청주 영하 12.5도를 기록하는 등 약 보름여간 영하 10도 이상의 한파가 계속됐고 주말이었던 16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하고 있다.

눈도 지난 2008년 연말~2009년 연초와 비교해 많이 내려 ‘1.4 폭설대란’이라고도 불렸던 지난 4일에는 제천 30.7㎝, 충주 14.8㎝, 음성 21㎝, 진천 17㎝, 청주 7.3㎝ 등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경찰의 뜸해진 음주단속에는 한파와 폭설에 빙판길로 변한 도로사정도 또다른 요인이 됐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을 때 음주단속은 오히려 사고위험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음주단속을 다시 강화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측정기는 기온의 영향을 받아 날씨가 풀릴 때까지는 사실상 단속이 어렵고 이런 날씨에 단속은 시민들의 불만을 부를 것”이라며 “하지만 날씨가 평년 기온을 되찾고 있고 아직 특별단속 기간이기 때문에 음주단속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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