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무실에서 밤샘을 하며 제설작업을 지휘하는 김충제 청주시 흥덕구구청장이 지난 15일 본보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밤을 새워가며 추위 속에 고생하는 기동반 직원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 고생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죠."

발빠른 제설대책으로 시민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청주시 위민행정의 뒤편에는 눈 예보만 있어도 상황실에서 밤을 지새우고, 작은 눈에도 직접 거리로 나가 제설작업을 지휘하는 고위 공직자가 있다.

과거 관선시대 같으면 ‘밤샘 근무’가 흔한 일이지만 민선시대 이후 달라진 공직분위기 탓에 흔치 않은 일이다.

청주시 김충제(58) 흥덕구청장이 바로 그 주인공.

그의 제설대책에 대한 책임의식은 지난해 1월 흥덕구청장 취임식 때부터 남달랐다.

취임식을 단 1분 만에 마친 김 구청장은 제설대비 현황을 점검하고 제설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구청장으로서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

또 첫 봉급으로는 녹용보양제를 구입해 밤샘 제설작업으로 녹초가 된 제설기동반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고마움을 전해 감동을 사기도 했다.

특히 눈이 내릴 것이란 일기예보가 있을 땐 단 하루도 빠짐없이 상황실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청하며 일반 직원들과 함께 비상대기를 자청했다. 이 때문에 구청장 부임 이후 3~4개월의 동절기 동안 상황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날이 25일이 넘는다고 한다.

실제 눈이 내리면 눈의 양이 적고 많음에 상관없이 마치 군부대 야전사령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직접 거리로 나가 제설작업에 앞장섰다.

이밖에 지난 11월 중순께는 미리 동절기 일기예보를 통해 강설 횟수를 파악한 뒤 제설재 확보를 지시, 올 겨울 제설재 품귀에 따른 타 지자체들의 걱정은 남말이 됐다.

한 직원은 "청장님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제일선에서 지키는 책임감 있는 모습에 많은 것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장님이 모든 일에 앞장서기 때문에 부하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다”며 “과거 관선시대엔 밤샘근무나 열정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이 많았으나 적은 눈에도 고위공무원이 집무실을 지키는 일은 흔치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많은 눈에도 안전하게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모습을 보면 지친 몸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며 보람을 느낀다"면서 "나 보다도 일선에서 강추위와 졸음과 싸워가며 제설작업에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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