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3주 이상 계속되면서 지역경제도 함께 얼어붙고 있다.

낮아진 기온 탓에 사람들의 외출이 감소하고 생필품 등 꼭 필요한 소비만을 하게 되면서 대전지역 전체 상점들의 매출이 예년대비 2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중심상권인 대전 중구 은행동 역시 예년보다 찾는 이들이 부쩍 줄었다.

김진호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위원회 부회장은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유동인구 자체가 줄면서 매출도 20% 이상 감소해 상점들이 울상이다"고 전했다.

그나마 중앙로처럼 상권이 좋은 지역에 위치해 있거나 단골고객을 많이 확보해 둔 업소들은 형편이 나은 편으로,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 위치한 상점들은 수 년만에 찾아온 한파의 최대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파가 계속될 경우, 이들 서비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음식점 서빙, 대리운전 등 서민들의 생계형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한파로 인해 매출이 하락한 대표적인 업종은 노래방 등 유흥업소와 호프집, 음식점 등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며 일찍 귀가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매출이 떨어진 것은 물론, 일부 업소의 경우 영업시간을 아예 줄이기도 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한파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요즘에는 문을 열어봐야 난방비도 건지지 못할 때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음식점의 매출도 줄었다.

중국요리 등 배달을 겸하는 업소의 경우, 배달 수요가 늘면서 전체 매출 하락폭을 줄일 수 있었지만, 홀 매출에 주로 의존하는 업소들은 찾아오는 손님이 급격히 줄면서 매출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음식점들의 매출이 줄면서 식품 원재료의 판매량도 대폭 감소했는데, 농협대전공판장에 따르면 경매를 통한 출하물량이 예년보다 5% 이상 감소할 만큼, 10년 만에 찾아온 한파가 지역 서비스 산업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요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매출이 줄면서 직원들을 줄이거나 탄력적 인력운용을 위해 일일채용을 늘리고 있다"면서 "한파가 계속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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