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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기형으로 뇌사 판정을 받은 열일곱 꽃다운 여고생이 일곱 명에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제천디지털전자고교는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응급실에서 뇌사상태에 있던 박민지(17) 양의 신장과 각막, 간 등을 입원 중인 일곱 명의 환자에게 이식했다고 10일 밝혔다. 민서는 다음 날인 9일 오전 제천의 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세상과의 마지막 인사를 했다.
뇌혈관 기형이란 희귀병으로 4년 전 2차례 큰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던 박양은 지난 6일 오후 자신의 집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시내 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상태가 악화돼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8일 오후 최종 뇌사 판정을 받았다.
박 양의 장기 기증은 박 양 아버지의 숭고한 결단이었다.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 박 씨의 뜻에 따라 장례 조의금도 받지 않았다.
박 양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할머니(77)와 소아마비를 앓는 아버지(50)와 남동생(15)을 보살피며 성실한 딸로, 착한 친구로 생활해 왔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정부 등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아 생활했지만,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와 함께 수시로 지역 장애인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 양의 담임교사 김진권(42) 씨는 “민지와의 이별은 슬프지만 아버지께서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민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장기이식을 받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