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지역 시설농가와 축산농가들은 면세유 조기 소진과 가격 인상, 수확량 감소 등의 3중고를 겪고 있다.

예년보다 추운 날씨에 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난방유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올 겨울 농사를 마치기도 전에 기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난히 잦은 눈은 일조량마저 크게 감소시키면서 수확량마저 크게 줄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대전과 충남지역 농가에서 겨울마다 주로 재배하는 오이와 방울토마도는 냉해에 약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최근들어 면세유 가격은 크게 오르면서 강추위에 기름을 조기 소진한 농민들은 벌써부터 겨울 농사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전 인근에서 시설 오이를 재배하는 박 모(59) 씨 역시 눈과 추위에 한숨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처지다.

박 씨는 “지난 이맘때는 평균 영하 6도 였는데 지금은 8일째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 온도차를 메우기 위해 보일러를 돌리는 시간이 부쩍 늘면서 이젠 기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이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최근 오이 값 가격이 폭등했다고 농을 걸어올 때면 박 씨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박 씨는 “요즘 오이 50개들이 1상자(최상품) 가격이 예년(3만 5000원)보다 50%나 급등한 5만 원을 넘고 있지만, 눈이 자주와 햇볕을 못받으면서 수확량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라며 “게다가 기름값이 비싸져 올 농사는 더 꾸려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충남 연기 인근에서 한우 70여 마리를 키우는 B 씨는 최근 보름동안 송아지가 8마리나 태어났지만 기쁨만큼이나 걱정도 크다.

송아지는 출생 직후 특히 면역력이 약해 호흡기 질환으로 죽을 우려가 커 환기와 난방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B 씨는 “송아지가 태어난 이후 난방유가 하루에만 100ℓ를 넘게 쓰고 있어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게다가 올 면세유 배정량은 작년보다 줄고 가격은 올라 난감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실제 농업용 보일러등유 가격은 이번주부터 1 ℓ 760원으로 한 달 만에 ℓ당 59원이나 올랐고, 3개월 전보다는 ℓ당 91원 급등했다.

이에 농협은 농민의 면세유 조기 소진에 대비에 배급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부족분에 대해서는 추가 공급을 요청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의 면세유 부족에 대비해 이미 각 조합별로 여유량을 조기 방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농민들이 기름 부족으로 농사를 중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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