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등록금 동결에 동참했던 대전지역 사립대들이 2010학년도 등록금 인상 여부를 놓고 이웃 학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대전지역 주요 사립대들은 지난해 동결로 인한 재정상 어려움에 따라 올해 등록금을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5%선에서 인상하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 대학 총학생회는 동결 내지 인하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어김없이 등록금 인상을 놓고 학생회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를 2주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이웃 학교들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어 막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남대의 경우 이달 20일경 정시모집 최초합격자들에게 발송하는 등록금 고지서 금액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등록금 책정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인상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7일 학교와 학생회 측이 함께 참여하는 세미나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이 자리에서 등록금과 관련된 얘기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구봉모 한남대 총학생회장은 “아직까지 등록금을 놓고 협의한 적은 없지만 공약 사항인 만큼 간담회와 심포지엄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생각”이라며 “우선은 동결입장이지만 학교실정을 검토해보고 인하 요인이 있다면 학교와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동결에 대해서는 충분히 감안하고 있지만 만약 학교 측에서 그것을 이유로 일방고지를 한다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재대도 지난달 학생회 측과 사전교감을 가진 후 이달 8일경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등록금 인상여부와 인상폭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학교 측은 지난해 동결과 올해 물가상승분 등을 감안해 4~5% 수준에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학생회 측에서 동결을 요구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총학생회장 연임 파문’을 겪으며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한 대전대는 협의 대상 주체 자체가 없어 주변 대학들의 인상 추이를 지켜본 뒤 비슷한 수준에서 일방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50여개 학과 학회장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방학 중 50여 명의 학생 대표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 타 대학 눈치를 보지않고 지난달부터 가장 먼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목원대는 지난주까지 2차 협상을 벌였지만 학교 측의 ‘현실물가분 인상’과 학생회 측의 ‘동결 내지 인하’가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빈약한 지역 사립대 입장에서 2년 연속 동결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등록금을 동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학교의 장기발전계획과 교육환경 개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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