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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많이 올 때를 대비해 도로 주변 곳곳에 있는 제설용 모래주머니가 정작 필요할 땐 돌덩이처럼 얼어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청주시 우암산 순환도로의 제설용 모래주머니. 고형석 기자 | ||
최근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관리까지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돌덩이처럼 얼어버려 잘 깨지지 않은 제설용 모래가 도로 한복판에 굴러다닐 경우 자칫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 중순 경 폭설 등을 대비해 산성로와 우암산 순환도로, 가로수 길 등 청주시내 314개 소의 언덕과 커브길 등에 주황색 계통의 제설용 모래주머니 3만 1000여 포대를 적치했다.
눈이 많이 올 때를 대비해 미처 제설이 되지 않은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손쉽게 비닐을 뜯어 도로에 뿌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처럼 운전자들의 편의를 위해 적치된 제설용 모래는 정작 필요할 땐 있으나 마나한 것이 됐다.
최근 며칠 사이 청주시에 잇따라 눈이 내렸지만 급격히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제설용 모래가 돌덩이같이 얼어버렸기 때문이다.
올들어 총 적설량 9.3㎝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지난해 12월 18~19일에도 청주시는 간선도로 238㎞와 이면도로 412㎞ 등 650㎞ 구간에 걸쳐 제설작업을 진행해 염화칼슘 175포대와 소금 315포대 등 모두 490포대의 제설재를 사용했지만 정작 제설용 모래는 비닐도 뜯기지 않은 채 도로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25일과 27일에도 눈이 왔지만 시내 곳곳의 제설용 모래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운전자들이 제설용 모래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지난 1일 오전 청주시 우암산 순환도로와 봉명동 일부 언덕길, 산남동 일부 도로, 흥덕대교 등에 적치돼 있는 제설용 모래를 확인한 결과 일부 햇볕이 비치는 곳을 빼놓고 마치 돌덩이를 연상케 할 만큼 제설용 모래는 얼어있었다.
발로 밟고, 바닥에 세게 내리쳐 봤지만 잘 부서지지 않고 덩어리째 깨져버리기 일쑤였고 눈이 왔을 때 도로에 뿌리기에는 부적절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청주 흥덕대교에 적치돼 있는 제설용 모래의 경우 시에서 뿌린 염화칼슘과 최근 잇따라 내린 눈이 녹아 도로가 흙탕물로 변하면서 주황색 제설용 모래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택시기사 박모(43) 씨는 “단단하게 얼어서 가져다 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며 “돌덩이처럼 얼어있는 것이 도로에 굴러다닐 경우 사고 위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제설용 모래주머니는 염화칼슘과 모래가 섞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분으로 인해 얼 수 밖에 없다”며 “모든 모래가 전부 얼어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던지거나 밟아서 사용하면 유용하게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