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포츠계의 가장 확실한 흥행카드, 월드컵이 4년만에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검은 대륙 아프리에서 열린다. 내년 6월 11일~7월 11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9개 도시·10개 경기장에서 모두 64경기가 불꽃튀게 전개된다. 남아공은 ‘무지개 나라’ 이다. 다양한 인종적·문화적 다양성과 함께 신비로운 자연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독일월드컵에서 스위스에 발목 잡혀 아쉽게 16강 진출이 좌절됐던 한국은 이번에도 다시 원정 첫 16강 진출을 노린다. 연속 7회, 통산 8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만큼 이번 만큼은 뭔가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 확실한 초석이 놓여지길 기대하는 염원이 쌓이고 있다.

◆B조

한국이 속해있는 만큼 관심이 더 갈 수 밖에 없는 조다. 최악의 조는 피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조도 아니다.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의 조 1위가 예상된다.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위에 올라 있지만 메시와 테베즈로 대표되는 막강한 공격라인이 살아 있어 역시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팀을 압도한다.조 2위 다툼은 우리 나라와 그리스, 나이지리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른 두 팀에 비해 FIFA 랭킹에서는 뒤지지만 예선리그를 통해 보면 그리 부정적이지만도 않다.

그리스는 2004년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그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나이지리아 또한 개인기와 돌파력이 무섭지만 상대전적(그리스전 1승1무, 나이지리아전 2승1무)에서 우리 나라가 모두 앞서고 있어 한 번 해 볼 만한 상대로 꼽힌다. 단판 승부에 얼마만큼 분석하고 틈새를 파고 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예선 첫 상대인 그리스를 잡는 것이 16강 순항의 지름길이 될 전망이다.

◆A조

앙리의 ‘신의 손’ 사건과 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본선에 오르긴 했지만 프랑스를 조 1위로 꼽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어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8년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 우루과이가 16강 티켓 중 한 장을 놓고 겨룰 공산이 큰데 멕시코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A조엔 다른 조에는 없는 최대 변수가 하나 있다. 바로 개최국 변수다. 18차례의 월드컵을 통털어 개최국은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최약체로 꼽히지만 남아공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C조

제라드와 루니, 램파드 등 쟁쟁한 스타들이 버티고 있는 잉글랜드는 이탈리아 출신 명장 카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박사들도 스페인에 이어 두번째로 잉글랜드를 2010 월드컵 우승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16강 남은 한 장은 히딩크의 마법을 잠재우고 본선에 합류한 다크호스, 슬로베니아와 월드컵 전초전 격인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미국 중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지만 혼돈으로 빠뜨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D조

헤딩의 달인 클로제와 독일월드컵 신인왕 포돌스키, 중원의 사령관 발락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로 무장한 전차군단 독일의 우세가 점쳐진다. 월드컵 3회 우승의 관록은 여전히 같은 조 다른 세팀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세르비아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임이 분명하다.

세르비아는 프랑스를 따돌리고 유럽예선 조 1위로 본선에 합류, D조의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m 장신 골잡이 요바노비치와 맨유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고 있는 비디치가 세르비아에 속해 있다.

물론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리는 가나와 핌 베어백 감독이 이끄는 호주도 무시하지 못할 전력을 갖추고 있다.

◆E조

유럽예선에서 나란히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한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조 1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토탈사커의 위력이 여전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피파 랭킹도 스페인, 브라질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팀이다. 아스널의 반 페르시와 리버풀의 카윗, 뮌헨의 로벤으로 구성된 삼각편대가 위력적이다.

벤트너(아스널)를 앞세운 덴마크는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을 밟고 올라선 저력을 발휘했다. 카메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강력한 전력을 보유한 세 팀의 틈바구니에서 일본이 16강행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F조

지단의 희대의 박치기 파문을 겪으며 독일월드컵에서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탈리아가 독보적이다.

독일월드컵 이후 세대교체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리피 감독이 복귀하면서 전력을 회복해가고 있다. 빗장수비의 대명사답게 최강의 포백라인을 구축하고 있고 새롭게 중원을 지휘하는 피를로와 데로시의 기량이 날로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남은 16강 티켓은 파라과이와 슬로바키아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체코에서 분리된 슬로바키아는 공격력이, 파라과이는 수비조직력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어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는 28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G조

이번에도 어김없이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가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매 경기가 스타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선 카카와 호나우디뉴, 호비뉴 등이 화려한 삼바축구를 준비하고 있다.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나니(맨체스터 뉴나이티드)의 포르투갈과 드록바(첼시)가 버티는 코트디부아르 역시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홀리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진출 이후 44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최악의 조에 속했지만 내년 월드컵에선 최대 이변의 주인공도 될 수도 있다.

◆H조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팀, 스페인이 가뿐하게 본선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35경기 무패행진, 유럽예선 10전 전승.

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스페인은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토레스와 비야가 뿜어내는 득점력과 파브레가스, 알론소, 이니에스타로 이뤄진 탄탄한 미드필드진은 세계 최강의 면모로서 손색이 없다.

칠레와 스위스가 남은 16강행 주인공 중 하나일 공산이 크다. 독일월드컵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은 스위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다크호스로서 손색이 없지만 막강한 공격력과 고지대 적응력까지 갖춘 칠레에 좀더 점수를 주는 분석이 많다. 물론 두 팀 중 온두라스에게 발목을 잡힌다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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