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를 노리던 요식업계가 기습적인 눈과 한파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예년 같으면 송년 모임을 갖는 손님들이 몰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기지만 신종플루 여파와 함께 최근 불어 닥친 한파에 많은 양의 눈이 사람들의 바깥나들이 자체를 묶어 버렸기 때문이다.

실제 기습적인 눈과 한파까지 겹친 지난 27일 대전 서구 만년동의 W음식점은 손님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W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5) 씨는 “27일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도 많이 내려 매출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길이 미끄러워서인지 차를 몰고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식당은 이맘 때가 대목인 데 손님이 줄어 걱정”이라며 “29~30일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진다는 소식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른바 ‘마시고, 노는’ 업종인 주점 등도 신종플루로 매출이 줄은 데다 한파까지 겹쳐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구 만년동의 C주점 사장은 “10월부터 단체손님이 크게 빠져 영업에 지장이 많았는데, 눈까지 많이 내려 송년회식 장사마저 망칠까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27일에 이어 29일 오후와 31일에도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시민들은 송년회 모임을 내년으로 미뤄 신년회로 대신하는 분위기다.

은행원 문모(31·유성구 신성동) 씨는 “29일 친구들과 망년회를 할 예정이었지만 눈·한파 소식 때문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친구들이 많아 결국 모임을 취소했다”며 “내년 초 날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송년회 등을 미루거나 구내식당 등을 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30일 예정된 송년회를 백화점 내 직원식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송년 모임 등을 집안에서 갖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른바 ‘홈파티’용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마리당 3만 8000원인 활킹크랩(대게)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 정도나 증가했다.

17일 선보인 미국산 랍스터(바닷가재) 등은 당일 판매 분이 조기 소진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고, 샴페인과 아이스와인, 수입 병맥주 등 주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수입 병맥주의 매출이 이달 들어 255%나 급신장했고 스파클링와인(47%), 아이스와인(13%) 등의 매출도 올랐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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