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찬 교장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어둠이 가시지 않은 21일 새벽 6시 청주시 상당구 수동 삼일공원에서 우렁찬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애국가를 마친 이들은 힘찬 구호와 함께 각각의 조로 나뉘어 일부는 우암산 정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일부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지만 이들의 열기로 인해 삼일공원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달 16일부터 삼일공원을 열기로 채운 주인공들은 충북 체육의 요람 충북체고 교직원과 학생들.

아침 특별훈련은 지난 9월 부임한 이종찬 교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훈련은 학생 뿐 아니라 지도자들도 한 명의 열외 없이 진행된다.

새벽 5시 30분 기상한 학생들은 사직동 충북체고에서 우암산을 향해 달리기를 시작하고 거리 곳곳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체고 교사들이 배치돼 있다.

6시경 삼일공원에 도착하면 조회를 하고 각 종목별로 아침운동을 마친 후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이 교장(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한 달이 지난후부터 잘 적응하고 있다"고 훈련성과를 자평했다.

이 교장이 평소 체고 주변 종합운동장에서 이루어지던 아침운동을 전 지도자와 학생들을 이끌고 우암산으로 향하게 된 것은 정신력 강화를 위해서다.

선수 출신인 이 교장은 올해 충북체고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원인으로 자신감 부족과 나태한 정신력으로 파악했고, 이의 타개를 위해 교장부터 솔선수범 해 훈련에 나섰다.

   
▲ 21일 오전 6시 청주시 상당구 수동 삼일공원에서 아침조회를 마친 충북체고 학생들이 각 종목별로 모여 코치의 지시를 받고 있다. 심형식 기자

훈련에 나선 학생들도 효과를 인정한다. 지난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우수신인상을 수상한 손명준(1년)은 “훈련 초기에는 적응에 힘들었지만, 아침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코치들과 같이 구보를 하고나면 연대감도 생기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동기부여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교장의 부임 이후 새로 생긴 제도는 아침특별훈련 뿐만이 아니다. 충북체고의 지도자와 코치들은 매주 월요일 및 매달 1일 주간훈련계획과 월간훈련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훈련계획을 작성하면서 관성적으로 반복하던 훈련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훈련기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함꼐 충북체고는 전교생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간 속리산에서 극기 훈련이 계획돼 있고, 내년 1월에는 신입생을 포함한 전교생이 군부대에 입소해 극기훈련과 병영체험을 통해 정신력을 극대화 할 방침이다.

충북도교육청 체육보건급식과장으로 재직하며 지난 5월 전남 여수 일원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종합 4위의 쾌거를 연출했던 이 교장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충북체고의 성적이 저조해 지도자나 학생들의 사기가 가라앉았었다”며 “모든걸 털고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충북체고가 2010년 충북체육 부흥의 중심이 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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