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9일부터 사흘간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21일 전격 합의해 내년도 예산안의 연말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 구성은 4대강 예산 삭감 등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등 연말 힘겨루기는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단독 예산 처리 가능성이 여전하고 예결위, 본회의에서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김정훈, 민주당 우윤근 원내 수석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해 임시국회 본회의를 29일부터 사흘간 잇따라 열고 계류법안 등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김 부대표는 ‘예산안과 법률안 처리’를 강조한 반면 민주당 우 부대표는 ‘본회의 일정만 합의했다’는 입장이어서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는 못했다.

이 같은 회동 결과 때문에 국회 내에선 ‘여야의 시간벌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적 비판을 우려한 정치권의 고육책이란 해석도 덧붙여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 소속 예결위원들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예산안 심사를 벌이는 등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어 충돌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4대강 예산 삭감 등 3대 원칙을 고수 중이어서 이를 ‘발목잡기’라고 규정하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엿보인다.

예산안의 국회 처리는 예결위 전체회의 의결→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하는 데 한나라당 일각에선 수적 우위를 무기로 처리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단독처리에 대비해 예결위 회의장 점거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연말 정기국회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는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면서 물밑 협상을 통해 예산안 처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쟁점인 4대강 예산안에 대한 이견이 워낙 커 협상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회 관계자는 “본회의 일정이 일단 잡힌 만큼 이 기간 중에 예산안 처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예결위 회의장, 본회의장에서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연말 정국의 파행성을 예상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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