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발표된 한 대학교수의 논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수도권 규제 완화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로 발표한 자료에 대한 반박 논리이기 때문이다.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는 지난 7월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 등이 개최한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지역의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의 논리 비판과 지방의 대응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변 교수는 최근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기대 효과로 밝힌 일자리 창출 증가나 국가경쟁력 상승 등에 대한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규제 때문에 일자리 창출 어렵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로 인해 수도권의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며 규제의 합리화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권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일자리는 계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변 교수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자리 증가분 98만 2000개 가운데 91만 7000개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일자리 증가분의 93.4%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 2003년~2006년까지 다른 시·도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51만 7749명에 달하고, 출생아수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은 개발에 소외됐다(?)= 변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택지개발사업, 신도시 건설, 각종 특별법에 의한 개발사업의 추진이 더욱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변 교수는 근거자료로 △수도권 내 연간 공공 부문에서 900만 평 이상의 공급 계획 △10개 신도시 건설 △인천 경제자유구역 △평택, 화성 등이 포함된 황해 경제자유구역 △평택지원특별법에 의한 평택국제평화도시 건설 등을 들었다.

◆규제가 국가 경쟁력 저해(?)= 정부는 과도한 수도권 규제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국가경쟁력까지 저해한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변 교수는 규제완화가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더 떨어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변 교수는 “과거의 도시경쟁력은 해당 도시에 입지한 기업이 지닌 생산성에 의해 좌우되었지만, 오늘날의 도시경쟁력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거주의 쾌적함, 사회적 갈등 해소 등의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완화의 결과, 수도권으로 인구와 산업이 더욱 집중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과밀과 혼잡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 결국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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