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 서민들에게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미소(美少)금융’ 본사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대전에 개설된다.

KB국민은행은 17일 대전시 중구 국민은행 은행동지점에 ‘KB미소금융재단’ 주사무소를 마련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창업 컨설팅 등을 거쳐 연 5% 이하의 저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으로, 5개 은행과 6개 기업이 각각 재단을 설립해 운영한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은 다른 재단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에서 탈피, 대전에 본사를 설립함에 충청지역 서민들에게 단비가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충청서영업지원본부 관계자는 “기업이 출연하는 미소금융재단 대부분이 서울지역을 사업지역으로 하고 있어 지방에서 소외 지역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KB미소금융재단의 대전 설립은 지방에 거주하는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미소금융재단에 향후 5년간 총 500억 원 출연할 예정으로, 이달 초 이미 1차분 100억 원을 출연했다.

재단측은 지역에서 사회봉사활동 의지가 투철하고 과거 대출심사에 유능한 은행 퇴직인력을 채용해 서민들의 사전·사후 컨설팅과 자활의지를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또 원거리에 위치해 미소금융 이용이 불편한 서민들을 위해 내년까지 20~30개의 지점을 개설하고, 전화상담과 인터넷·팩스 등을 통한 심사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대출자의 상환의지·능력 및 자활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세부적인 심사기준을 마련해 사전 대출심사 강화하는 한편 신용관리대상자, 개인회생·파산·신용회복 신청자 및 확정자 등은 대출 대상자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또 저금리를 미끼로 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법 대출브로커를 차단하기 위해 상호검증 절차 등 다양한 방안을 운영할 예정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경제가 어려울 시기일수록 저신용·저소득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KB미소금융재단은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대출을 지원함은 물론 사업 및 재무 관련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자활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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