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성과보다는 동문회가 튼튼한 뼈대를 잡는 일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55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목회자와 교사, 음악인, 미술인 등 지역사회에 3만 50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해 온 목원대 총동문회가 박도봉 회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박 회장은 우선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동문회의 기틀을 잡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배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목원대 총동문회가 학교의 역사와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에 비해 조금은 부족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학교의 외형이 커진 만큼 동문회의 조직과 기능을 확대시키기 위해 그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을 임기 동안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취임 2주만에 부회장과 이사 200여 명을 영입하고 동문 등반대회와 동문의 날 행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먼 바다로의 순항을 위해 돛을 올렸다.

목원대 동문들은 스물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단돈 600만 원을 갖고 ㈜동양강철과 현대알미늄 등 국내 유수 기업의 경영인으로 성공한 박 회장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기업인으로서 거둔 성공을 동문회에서도 이뤄 현재 학교와 동문회가 직면해 있는 많은 현안들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 목원 동문들의 주문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으로서, 또 모교의 발전을 위한 동문회장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박 회장을 만나 목원대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대담=유효상 문화레저부장

-취임 소감은.


“자랑스러운 목원대 총동문회장으로 일할 수 있게 돼 너무나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중책을 맡겨준 동문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영광스러운 마음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취임 후 많은 구상을 했을 것이다. 역점사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목원대 총동문회는 지난 1958년에 설립돼 현재 19대에 이르렀다. 그동안 작은 규모의 동문회 조직과 동문을 위한 행사 등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동문이 3만 5000명이 넘고 있어 이제 동문회도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많은 동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동문회’를 지향하며 동문회 스스로 재정자립을 이루도록 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있는 동문들의 정보를 모아 인적 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동문의 밤을 준비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동문과 동문기업들이 힘을 모아 동문취업박람회를 열 생각이며 다양한 음악회와 미술전시회, 체육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대학의 위기에서 동문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지방대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과 취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문회는 우수한 학생들의 입학을 유도하기 위해 장학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학교발전을 위한 기금 조성도 준비하고 있다. 또 앞서 말했지만 동문기업 취업박람회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취업박람회를 통해 졸업 동문들이 후배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해주고 정보를 전달해 준다면 큰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대학들은 국제화에 올인하고 있다. 동문회가 할 일이 있다면.

“최근 흐름에 발맞춰 동문회에서도 모교의 국제화에 일조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선 미국 LA에 동문회 지부를 설립할 계획이며 해외에 나가 있는 동문들을 모아 해외 동문회 조직을 구축하겠다. 그것을 기반으로 모교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연수와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추진하겠다.”

-최근 학교가 많은 분란을 겪고 있다. 총동문회장으로서 입장은.


“총동문회장 이전에 목원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가 분란을 겪는 동안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시끄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많이 개선됐고 밖에서 보는 것보다 운영이 훨씬 깨끗해졌다. 문제는 분란 후 학교 조직과 동문 조직을 어떻게 융화시키느냐이다. 이제 침체된 동문 조직들을 활성화 시키고 동문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들을 검토해 재학생, 학교, 동문들을 위한 동문회로 거듭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 총동문회의 새로운 임원진들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계획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을 것이다.”

-과거 학창시절과 지금 대학생들의 문화를 비교한다면.

“목원대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겠지만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공동체의식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과거 80년대 대학은 동아리 모임의 뒤풀이 자리나 세미나를 마치고 난 뒤 술자리에서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MT와 농촌 봉사활동 등을 통해 밤을 함께 지새우며 서로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보다 끈끈한 애정과 공동의 신념을 굳힐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을 찾기 힘들다.”

-대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큰 불안감 없이 대학생활을 했던 것 같다.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끈끈한 우정을 만들어가는 학생이었다. 또 산에 미쳐서 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대학시절 산악회 활동을 참 열성적으로 했던 것 같다. 암벽등반은 물론 겨울에는 빙벽등반까지 했고 방학 때면 친구들과 함께 장기산행에 나서 저녁마다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낭만을 즐기는 그런 학생이었다.”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작은 캠퍼스를 다니면서 정말 많은 추억들을 쌓았다. 신학대학은 물론 미술대학, 음악대학을 가리지 않고 친구와 선후배를 만들며 정말 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설악산 100m 폭포 빙벽등반을 할 때다. 평소 체구가 작고 날렵했던 나는 항상 선두에서 빙벽을 올랐지만 그날따라 친구가 먼저 오르겠다고 해 그렇게 했다. 한참 올라갈 때쯤 둔탁한 소리가 들렸고 친구가 미끄러지고 있는 모습을 보게됐다. 로프로 연결돼 있던 친구와 나는 그대로 있다간 둘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큰 화를 당할 상황이었다. 나도 모르게 빙벽을 뛰어 올라가 피켈을 얼음에 박고 친구와 나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갑자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 때 함께 목숨을 구한 친구는 지금 나와 함께 회사를 열심히 이끌어가고 있다.(웃음)”

-학창시절 어떤 점이 지금의 성공에 도움을 주었나.

“학창시절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이 내가 사업에서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사람을 좋아하고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산을 좋아하다보니 사회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신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진심은 늘 통하고 열정은 감동을 준다는 생각은 대학시절 얻은 가장 값진 자산이다. 또 웅장한 산과 마주하며 얻은 뚝심은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을 길러줬다.”

-동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부터 먼저 노력해야겠지만 동문들간에 서로 사랑하고 참여하고 나누는 것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랑스런 목원이라는 마음으로 모교를 아끼고 동문들을 배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총동문회장으로서 학교와 동문들의 공동 발전을 위해 먼저 동문들을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겠다. 3만 5000 모든 목원 가족들도 함께 동참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정리=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사진=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프로필



△생년월일 : 1960년 충남 금산 출생

△학력 : 목원대 상업교육과 졸업, 숭실대 대학원 중소기업노사지도과 1년 수학, 인하대 대학원 에너지공학과 1년 수학, 충남대 최고경영자과정, 서남대 경영행정대학원 석사, 현재 목원대 행정공공정책과 박사과정

△경력 : 광덕열처리 사원(1987~1988년), 장안종합열처리 대표(1988~1995년), 한국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1994~2000년), ㈜케이피티 회장(1995~현재), 산자부 기술개발기획평가단 평가위원(1998~현재), 한국열처리공학회 부회장(2000~2003년), ㈜동양강철 회장(2002~현재), 한국열표면처리연구조합 이사장(2004~2006년), 대전시테니스협회장(2004~현재), ㈜고강 회장(2005~현재), 현대알미늄㈜ 회장(2005~현재), 한국알루미늄압출공업협동조합 이사장(2006~2008년), 대전시경기단체장협의회 의장(2007~현재), 대전시체육회 부회장(2008~현재), 민주평통서구협의회 제14기 제2지회장(2009~현재)

△상훈 : 중소기업진위향상 및 국가발전 상공자원부 장관상(1994년), 제6회 열처리경진대회 국무총리상(1998년), 석탑산업훈장(2006년), 행정안전부장관 감사장(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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