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상대동에 자리한 삼원특수는 콘크리트 구조물 방수 전문업체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남다른 노하우를 자랑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에 건설 붐이 일었으나 곳곳에서 부실 공사가 이뤄졌고, 1990년대 중반 성수대교, 삼품백화점 붕괴사고 등이 잇따라 터지며 대한민국은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이에 시설물 안전 및 유지·보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삼원특수 김동일 대표는 당시 독일·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 등을 순회하며 유럽의 선진기술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웠다.

김 대표는 “유럽에선 어떻게 200~300년, 1000년이나 된 건물이 튼튼하게 서 있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한 생각이 들었고, 그 비결이 철저한 유지·보수관리에 있음을 알게 됐다”며 “건물을 부수고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건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보수·보강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1990년 삼원특수를 설립했다”고 회고했다.

삼원특수의 신기술은 금새 입소문이 났고 공동주택과 백화점,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에서 시설물을 뜯지 않는 공사를 해 균열이나 옥상방수 등을 말끔하게 고쳐 각광을 받게 됐다.

삼원특수는 서해대교 수중원형교각, 영광원자력발전소, 대청댐 등 굵직한 시설물의 누수 보수공사를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독일과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해 방수공사를 해온 김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선진국에선 기술 유출을 우려해 현지 견학을 가더라도 핵심적인 내용은 극비에 부쳐 신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막막했지만 김 대표는 부단히 연구개발에 몰입했고, 그것이 결실을 맺어 4년 전부터 시공업은 접고, 제조에 전념하고 있다.

삼원특수는 우레탄 주입재(수발포를 이용해 지수층을 형성, 유입수 차단)를 비롯한 방수제와 함께 크랙(틈새) 보수용 방수기기인 인젝션 펌프(우레탄 제품을 콘크리트 내부로 주입) 등을 원스톱시스템으로 생산하며 해외시장을 적극 진출하고 있다.

2006년 대만에 1만 2000달러 어치를 수출하며 해외에 첫 발을 내디딘 삼원특수는 현재 대만과 일본, 러시아,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로 연간 2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2006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받은 삼원특수는 2007년 무역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자원부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올 2월에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기술력은 물론 마케팅이나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많다. 부설 연구소도 없어 연구개발에도 한계가 있다. 대기업이 유망중소기업에 연구시설을 개방, 신제품을 공동개발해 세계시장에 도전해야 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은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폐쇄적”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신개념의 인젝션 펌트 개발로 구조물 보수보강공법 판로를 넓히고 있는 삼원특수는 내년에는 ‘삼원C&G'(SAMWON Chemical & Grouting)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며, 100만 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기업에 맞서 시장점유율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원특수.

부단한 노력과 강한 의지를 밑거름으로 세계일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히든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김 대표의 야심찬 도전이 주목된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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