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폐광이 있는 충남 홍성군의 한 주민이 최근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충남도내 석면 폐광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에 나선 후 악성 중피종 환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사는 원모(48) 씨가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악성 복막 중피종 진단을 받았다. 악성 중피종은 폐를 둘러싼 흉막(늑막)이나 복부 내장을 둘러싼 복막의 표면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이 중 흉막 중피종은 석면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으나 복막 중피종은 발병 원인 판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석면 폐광에서 1㎞ 이내 거주하는 홍성, 보령 주민 215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했으나 원 씨는 집이 2㎞ 이상 떨어져 있어 검진을 받지 못했다.

당시 검진을 받았던 주민 중 88명이 석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폐질환을 앓은 것으로 판정됐다.

원 씨는 석면광산에서 근무한 적은 없었으나 어린 시절 광천역 석면야적장을 놀이터 삼아 자라는 등 석면에 자주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원 씨를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주민검진사업을 석면야적장 등 폐광주변 이외의 다른 위험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복막 중피종은 드물게 발생하고 발병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병원 의료진은 설명하고 있다”며 “석면 노출이 발병 원인인지는 일단 역학조사를 하고 해외 보고 사례 등을 참고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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