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는 정보와 지식만 정확히 알면 전혀 숨어서 살 필요가 없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시각들은 환자들을 음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이 날은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차별을 없애기 위한 운동을 벌인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110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에이즈협회 충북지회 이선옥(50·여) 사무국장은 에이즈에 대한 사회의 편견 등을 지적하며 에이즈는 단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만성질환이며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감염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A 씨는 몇 년전 다른 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우연히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가 끝난 뒤 찾은 성매매 업소가 그 원인이었다.

자신의 에이즈 감염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다니던 자신의 직장마져 그만뒀다. 남에게 피해를 줄까봐서였다.

무엇보다 괴로웠던 것은 주위의 시선이었다. 주위에서는 A 씨가 에이즈 감염자인지 아무도 몰랐지만 A 씨는 주위사람들이 자꾸만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A 씨는 가족에게도 감염사실을 숨기고 조용히 집을 나와 하루하루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고민 끝에 에이즈 관련 상담실을 찾은 A 씨는 에이즈가 사람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는 공포감 만큼 전염 확률이 높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는 전염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A 씨는 현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일반인과 다름없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B 씨는 직장 건강검진시 에이즈 감염사실을 처음 알았다. 3~4개월을 거의 폐인처럼 살았다.

죽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에이즈로 죽기 전에 먼저 목숨을 끊을까도 생각했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생각에 상담실을 찾았다.

사형선고라 생각했던 에이즈가 당뇨나 고혈압처럼 완전한 치유는 불가능하지만 꾸준히 관리만 잘 이뤄진다면 일반인과 같은 수명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B 씨는 현재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면역력도 강해져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에이즈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회적 편견은 감염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고 실제 감염인들의 사망원인 중 22%는 병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자살”이라며 “국내에서도 20여 년 전인 1980년대에 에이즈 감염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에이즈바이러스는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와 같은 체액을 통해서만 전염되고 타액(침)이나 땀, 눈물, 콧물, 소변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감염인과 함께 운동을 하고 식기나 컵을 같이 사용해 식사를 하거나 가벼운 포옹이나 키스를 할 때 옷을 같이 입을 때, 함께 목욕을 하는 경우 등에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감을 전혀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에이즈협회 충북지회는 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철당간 앞 광장에서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에이즈 감염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한다.

고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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