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실금 유형  
 
이 모(45·주부) 씨는 5년 전부터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뛰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자신도 모르게 속옷이 소변으로 젖는 증상 때문에 고민이다. 김 모(68·주부) 씨는 2~3년 전부터는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 어렵고 화장실에 미처 가기 전에 소변을 지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요실금이란 국제요실금학회가 정한 정의에 따르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한다. 여성 요실금의 위험인자는 나이, 분만력과 분만방법, 비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여성 요실금의 유병률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분만력과 분만방법 모두 위험인자이고 특히 산도가 좁은 상태에서의 난산은 요실금을 조장한다. 최근 들어 비만과 요실금에 대한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고, 과체중이 복압을 증가시켜 요실금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운동이나 재채기, 기침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경우이다. 대개 분만 후에 방광을 지지하고 있는 골반 근육 및 인대가 약화되거나 요도괄약근 자체의 기능 부전으로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소변이 몹시 마려운 느낌과 함께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금방 속옷을 적시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 불명의 경우가 많으며 뇌혈관 질환, 당뇨, 신경 질환, 방광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복합성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된 경우이며, 복압성 요실금 환자의 약 20~30%에서는 절박성 요실금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요실금의 종류별 빈도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여성의 경우 중년층까지는 복압성 요실금이 흔하지만, 노년층으로 갈수록 복합성 요실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중년기 여성의 30%가 요실금을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며,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요실금이 있는 경우를 조사한 결과 전체 유병률은 41%로 나타났다. 이 중 복압성 요실금이 55.5%, 복합성 요실금이 36.1%, 절박성 요실금이 7.5%의 빈도를 보였다.

요실금의 진단은 병력 청취(배뇨 증상 및 정도 평가), 과거력 조사(분만력, 골반 수술, 신경 질환, 복용 약물), 신체검사 및 소변 검사, 배뇨 일기 작성, 패드 검사 등을 통해 일차적으로 요실금의 형태를 파악하게 되고, 요실금의 정확한 원인과 방광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요실금 치료는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홍정희 단국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 생활습관 개선 및 방광 훈련을 통한 행동요법을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데, 행동요법에는 만성적 기침을 예방하기 위한 금연과 골반근육에 대한 과도한 압력을 줄이기 위한 체중조절, 알코올과 카페인, 매운 음식과 인공 감미료 등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케겔 운동, 바이오피드백, 전기자극치료, 체외자기장치료 등을 통해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보존적 치료법과 가장 효과적인 치료인 수술적 방법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의 증상이 뚜렷하고 보존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게 되고 우리나라 보험 체계상 수술전 요역동학검사를 통해 요실금 정도를 평가하여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요즘 시행되는 요실금 수술은 수술 후 1~2일 이내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으며, 수술 후 최소 4주 간은 과격한 운동이나 성생활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 불수의적인 방광의 수축을 억제해 소변을 더 참게 하는 항콜린성/항무스카린성 약물을 투여해 요실금 증상을 완화시킨다. 부작용으로 구갈, 변비, 흐릿한 시야가 나타날 수 있다. 복합성 요실금의 경우 어떤 증상이 더 심한지를 가려서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하며, 이 경우 요실금 수술을 받더라도 환자의 40~50%는 절박성 요실금이 소실되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있거나 악화될 수도 있다.

요실금은 삶의 질을 저해하며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가져 오고 심한 경우 우울증과 정신적인 장애까지 동반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이다. 최근 들어 여러 매체를 통해 요실금에 대한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만 전문의와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홍 교수는 "요실금이 있다고 모든 환자가 수술로 완치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전문가에게 자신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받고 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안=이의형 기자 eulee@cctoday.co.kr

<도움말=단국대병원 비뇨기과 홍정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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