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이응노 작품 기증자와 재협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그 과정에서 기증자와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응노미술관 문제는 추후 협약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재협약에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처럼 대전시가 재협약 추진의사를 밝히는 배경에는 이응노미술관 건립 당시 박인경 이응노명예관장과 맺었던 양해각서(MOU)의 일부 항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해각서 내용은 아직까지 공개된 적이 없지만 일부 항목에는 '(어떤 경우엔) 기증작품을 반환할 수 있다', '기증자 작고시 작품에 대한 권한은 아들에게 있다' 등 상대적으로 기증자에게 유리한 조항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응노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중 대표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기증자인 박인경 명예관장이 최근 경기도 양주시와 고암아뜰리에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에 이르자 재협약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의 재협약 추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미술 전문가는 "재협약에 앞서 시가 이응노미술관을 제대로 운영했는지부터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면서 "소장품에 대한 연구나 분석이 미흡했고 전시 역시 작품을 내거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관장 없이 1년 넘게 운영되는 등 운영 면에서도 한계를 보여 온 상태에서 작품추가기증을 위해 재협약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박인경 명예관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A 씨 역시 "재협약은 말이 안 된다. 재협약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이응노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라면서 "기증자와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춘 큐레이터를 중심으로 한 미술관 운영이 먼저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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