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내수읍 A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58) 씨는 지난 22일 오전 8시 경 교회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극심한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이 아파트 10층에 살고 있는 박 씨는 평소와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 1층 버튼을 눌렀지만 1층에 도착해서도 엘리베이터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박 씨가 탄 엘리베이터는 1층부터 11층까지를 왕복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 아파트가 11층임에도 불구하고 안내판에는 15층이 표시돼 박 씨는 더욱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 박 씨는 엘리베이터 고장 직후 관리회사와 119구급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출동이 늦어 약 50분이 지나서야 엘리베이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박 씨가 곤혹을 치른 엘리베이터는 이날 새벽에만 3번 고장이 났고, 주민들과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준공된 A아파트에서 유독 이 엘리베이터만 고장이 잦았다. 문제는 이 엘리베이터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1년에 한 번 씩 실시하는 정기검사와 엘리베이터 관리업체가 매달 실시하는 정기점검에서 모두 ‘이상 없음’으로 나온 것이다.

관리업체는 엘리베이터의 고장이 잦음에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자 23일 제어반 메인보드를 교체한 후 이상 여부를 확인 중이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해당 관리업체는 “정기검사와 정기점검을 통해 엘리베이터의 모든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점검 이후 주민들의 사용부주의로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박 씨는 “막상 당해보니 계속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무서움은 상상을 초월했다”며 “관련법에 따라 시행된 점검에서 이상이 발생하지 않은 엘리베이터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면 점검을 허술하게 한 것이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원=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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