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 정부부처에 대한 변경고시도 차일피일 미루더니 난데없이 수도권 규제완화 타령이냐? 정부는 행정도시를 버린 것 아니냐?”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종합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4일 행정도시 예정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전개될 행정도시의 향방에 대해 “더 이상 정부를 믿고 기다릴 수 만은 없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로 술렁였다.

현 정부들어 행정도시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한 채 축소·변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마저 수도권 규제완화 일색으로 드러나자 행정도시 예정지역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책은 이전부처에 대한 변경고시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연기지역 주민들의 위기감과 반발은 더 했다.

주민들은 행정도시 건설사업 예산안이 당초보다 증액됐다는 소식에도 불구, 더 이상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대정부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연기군 남면 양화리에서 이장단 총무를 맡고 있는 임붕철 씨는 “선거 때문에 보이지 않던 속내를 이제서야 드러내 보이며 당초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는 것 아니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행정도시건설청 인근 주민생계조합건물에서 만난 홍석하 세종시 추진 연기군주민연대 사무국장은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탱크로 수도권에 입성한 MB정부가 소문만 무성하던 추진력을 그대로 발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부처이전 변경고시 지연에 대해 “국회의원 298명과 건교부, 행안부 등에 변경고시 촉구 성명서를 배부했으나 자족기능 확보와 연계해 검토 중이니 양해해 달라는 답신뿐이었다”며 “이는 해당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기군의회도 뒤숭숭한 분위기로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오늘 당장 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개회식을 갖는 즉시 작금의 정부대책에 대한 규탄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며 “수도권 규제완화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좌시만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다각적인 분석을 통한 대응방안 도출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기군의회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한 목소리내기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진 의장은 “그동안 행정도시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무대책으로 아산과 천안, 연기 등 행정도시 예정지 인근 지역에서 이미 아파트 분양문제 등이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며 “행정도시 문제가 악화일로에 빠져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치닫기 전에 총력을 기울여 해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차분하게 사태를 관망하기도 했다.

행정도시 예정지인 연기군 금남면에서 공인중개업하고 있는 황원주 씨는 “행정도시 건설사업의 성토작업이 한창인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사태가 진행돼 의혹이 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부가 지역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확신했다.

한편 이날 행정도시건설청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의 내년도 수정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행정도시 건설사업에 대한 예산안이 올해 실제 예산 3267억 원에 비해 76.7%(2504억 원) 증가한 577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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