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환자를 둔 가족들의 고통을 악용해 이들에게 평생 보호·치료를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전문 브로커와 병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보령경찰서는 알코올중독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요양치료비 명목으로 모두 6명으로부터 3억 2600만 원을 챙긴 A(51·여) 씨를 사기,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A 씨와 공모해 환자를 유치한 정신병원행정원장 B(63·남) 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문 브로커인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장애자로 지정받은 환자가 의료기관에 수용될 경우 의료비 전액이 국비 지원되는 사실을 숨긴 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에게 접근, "1인당 5000만~8000만 원을 내면 평생 환자를 돌봐주겠다"고 속여 치료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북 영덕에서 모 정신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영리를 목적으로 A 씨로부터 정신질환자 등 의료환자 47명을 소개받아 그 대가로 A 씨에게 1인당 100만 원씩 모두 4700만 원을 건넨 혐의다.

경찰은 이와 함께 A 씨가 자신의 불법행위가 들통 날 것을 우려해 6개월마다 전국 각지의 병원으로 이들 환자들을 옮긴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들 병원들과 A 씨의 공모 여부를 추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이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장애인 등 극빈층으로 이들의 요양비는 전액 국비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고, 극심한 심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 가족들에게 접근해 평생 격리 조건인 속칭 '종신계약'을 체결, 거액의 금품을 챙겼다"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