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희망을 말하다

2009. 11. 20. 00:13 from 알짜뉴스
    
   
 
   
 

“충북 제천에는 국내 유일의 솟대공원이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

제천시 청풍에서 옥순대교로 향하는 그림같은 호반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게 하는 곳이 있다.

수산면 금수산 자락에 자리한 ‘능강솟대문화공간’. 넓고 푸른 청풍호가 펼쳐있고, 웅장한 금수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운치있는 곳이다.

이 곳이 바로 솟대를 주제로 꾸며놓은 국내 유일의 테마공원. 이 곳엔 수백 마리의 나무 기러기가 하늘높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솟대들이다.

목조(木鳥)들이 넓은 정원을 감싼 형상이 정겨우면서도 웅장한, 묘한 매력을 뿜어낸다. 금수산·청풍호와 함께 어우러진 이 곳에선 수 백 여점의 솟대와 야생화, 기타 조형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를 코 앞에 둔 전시관 벤치에 앉아 전통차를 즐기며 솟대를 감상하는 멋도 제법 운치있다.

그렇다면 ‘솟대’란 뭘까.

솟대는 높은 장대위에 기러기나 오리 등 새를 깎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고조선 시대부터 인간의 소망과 마을의 안녕, 풍요를 빌기 위해 마을 어귀에 만들어 세웠던 우리네 전통문화 유산이다. 선조들은 이 솟대가 하늘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2004년 세계박물관협회에서는 솟대를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 해 5만 여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한 ‘능강솟대문화공간’.

솟대전문 조각가 윤영호(64) 선생이 3년 전 자신의 작품 수 백 여 점을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들여와 정성껏 꾸며놓은 공간이다.

솟대전시관과 조형연구실, 솟대만들기 체험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관람객들이 손수 솟대를 만들어 보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체험관 주변으론 야생화단지, 소나무 숲 산책로, 청풍호 전망대, 굴피정자가 펼쳐져 있어 가족끼리, 연인끼리 둘러보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서울 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윤 선생의 혼 담긴 작품은 온 사방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관 입구 나무계단 양쪽에서부터 세워진 각양각색의 솟대는 전시관 내부에도 있고, 뒤뜰과 야생화 산책로, 원두막에도 앙증맞은 모습을 뽐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나무의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게 특징이다.

다른 곳의 솟대와 달리 새의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나무에 바이러스가 전염돼 부어오른 부분을 그대로 사용한다.

일명 ‘부엉이 방구통’으로 불리는 자연 그대로의 나무는 그 모양새가 특이하고 제각각이라 작품마다 독특한 개성이 묻어난다. 그래서일까.

윤 선생은 솟대를 한마디로 “죽어가는 나무에 ‘혼’을 불어넣어 새로운 조형물로 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잘라 정의한다.

△능강솟대문화공간 (043)653-6160. www.sotdae.co.kr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찾아오는 길 서울→영동고속도로 만종 IC→중앙고속도로→남제천 IC→82번 지방도(청풍방면)→청풍대교(건너지 않고 좌회전)→능강리(능강솟대문화공간 주차장)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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