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식 방화에 대한 처방은 없는가. 아무런 이유없이 재래시장 내 상가에 불을 지른 10대가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 같은 일명 ‘묻지마’ 방화의 대부분은 사회에 대한 증오로 인해 뚜렷한 동기 없이 이뤄지는 방화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가출한 뒤 노숙 생활을 하던 김모(19) 군.

김 군은 지난 17일 오후 3시 경 청주시 석교동 육거리 재래시장 내 한 상가건물 지하창고에 내려가 깨진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건물 안에 세워져 있던 마네킹의 모자에 1회용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나갔고 이 불은 5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김 군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비슷한 수법으로 또다른 상가에 불을 질렀고 아무런 이유없이 총 3차례에 걸쳐 재래시장 내 상가에 불을 질렀다.

김 군은 경찰조사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불을 지르고 싶어서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군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이미 50명의 방화범이 검거돼 8명이 구속된 것으로 확인, 겨울철 방화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56명 검거 19명 구속)보다 크게 웃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7년 51명과 지난 2006년 45명과 비교해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늘어나는 방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재산적인 이익이나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가 아니라 순간적인 충동이나 분노를 이기지 못한 우발적 범죄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도 연쇄적 묻지마 방화에 대해 범죄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칠 만한 행동을 하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청주의료원 김영랑 제1정신과장은 “묻지마 방화는 충동조절장애증후군에 속하고 불을 질러 쾌감을 느끼는 사람은 또 다른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